체인점 형식으로 운영되는 김밥 전문점이 서양식 패스트푸드점 확산을
막는 첨병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햄버거 튀긴닭 피자 등으로 대표되는 서구식 패스트푸드가 고지방
고칼로리라는 근본적인 약점을 갖고있는데 반해 김밥은 곡식 해초
야채라는 건강식을 주재료로 하고 있다.

이때문에 최근에는 김밥을 즐겨 찾는 미식가들이 부쩍 늘고 있다.

대개 김밥집이라고 하면 딱딱한 나무의자나 낡은 테이블 그리고
때묻은 앞치마에 투박하게 썰어낸 김밥을 연상하기 쉽지만 그건 이제
옛말이다.

카페를 방불하는 수려한 인테리어는 물론 종업원의 단정한 복장과
깔끔한 서비스가 요즘 김밥집의 현주소이다.

이러한 김밥 전문점은 상표이미지가 강해 일명 "브랜드 김밥"이라
불린다.

현재 종로김밥 김밥천국 장원김밥 명동김밥 그리고 김가네 김밥 등이
성업중이다.

이중 "김가네 김밥" (02-923-7127)은 기존의 재래식 김밥집을 과감히
탈피한 획기적인 즉석 김밥 전문점으로 지난 92년 대학로 먹자골 입구에
1호점을 개설했다.

전면에 진열대를 갖춰놓고 손님의 주문에 따라 즉석에서 노련하게
김밥을 마는 모습은 당시 대단한 볼거리였다.

분식집에서 미리 만들어놓은 기성형 김밥에 익숙했던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김가네 김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김가네 김밥에서 취급하는 김밥종류는 무려 10여가지.

쇠고기 참치 치즈 김치 유부 모듬 사라다 카레 못난이 김밥 등 다양한
김밥을 취향에 따라 즐길수 있다.

못난이 김밥은 김가네 김밥을 대표하는 스페셜 메뉴.

생긴것부터 못나 이름이 못난이인 이 김밥은 누구나 즐겨 찾을수 있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그리고 김밥의 핵심이라고 할수있는 김밥속을 향긋한 깻잎한장에
야채 햄 맛살 우엉 등 영양가를 고루 갖춘 9가지 재료로 가득 채웠다.

김가네 김밥전문점은 김밥에 가장 잘 어울리는 라면과 라면과 떡볶이를
결합한 라볶이, 메콤한 고추장을 얹은 쫄면, 냉면 등을 보조메뉴로
준비해두고 있다.

지난봄부터 본격적인 체인사업을 시작한 김가네김밥은 덕성여대점
연대점 잠실점 노원점 등 서울에 무려 19개의 체인점을 확보해놓은
상태이다.

김가네 김밥 전문점의 표준 점포 규모는 실평수 기준으로 10평 내외.

점포를 개설하려면 본사 보증금 2백만원, 가맹비 5백만원, 인테리어비
1천3백만원, 비품비 (간판 에어컨 주방집기 등) 1천만원 등 총 3천만원이
필요하다.

투자금액이 적고 특별한 조리기술 없이도 개업이 가능해 주부들의
부업으로 적합하다.

마진은 최근 야채값이 올라 30-35%선으로 낮아졌지만 업소당 매출은
하루 평균 1백만원내외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본사가 식재료는 물론 영업에 필요한 품목 일체를 공급하고 있을뿐
아니라 무경험자를 위한 음식조리 및 점포관리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초보자도 쉽게 점포를 개설할수 있다.

점포입지로 유리한 곳은 하루 유동인구가 2천명 이상인 주택가 진입로,
오피스텔 밀집지역, 그리고 대학가 주변이다.

김가네 김밥 전문점은 우리 음식도 잘만 개발하면 서양의 패스트푸드
못지않게 대중의 인기를 누릴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 서명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