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서비스가 시작됨으로써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시장판도가 바뀌고 있다.

올해 4월이전까지 아날로그서비스시대에서 국내시장의 50%가까이를
점유, 황제로 군림했던 미국 모토로라사는 디지털시대가 본격화된 현재
제품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모토로라는 오는 9월께 가서야 디지털제품이 나올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또 모토로라와 함께 국내시장을 주도했던 "애니콜"의 삼성전자도
디지털에서는 경쟁사업자를 완전히 압도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아날로그시대에 시장점유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던 LG(아날로그는
LG전자-디지털은 LG정보통신)와 현대전자가 디지털시대를 맞아 대반격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디지털시대에는 단말기제조업체들의 춘추전국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디지털 휴대폰은 현재 제조업체들이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등
이동전화사업자에 공급해 이들의 대리점을 통한 판매방법이 주력이
되고 있다.

이들 사업자와 제조업체의 계약을 통해 이뤄진 물량은 삼성전자
(디지털애니콜)가 30만대로 가장 앞서있고 LG정보통신(프리웨이) 22만대,
현대전자(디지털시티맨) 17만대 등으로 나타나 있다.

그뒤에 맥슨전자 5만대 모토로라 퀄컴 소니제품등도 일부 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의 관계자들은 모토로라가 디지털제품을 내놓더라도 과거와
같은 폭발적인 시장점유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디지털시대로의 전환이 국산제품 보호효과도 내고 있는 셈이다.

LG정보통신은 올해 30여만대의 디지털 휴대폰을 판매, 이 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해 선두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는 금년 하반기 휴대폰시장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보급비율이
50대 50으로 양분되고 시장구조 또한 서비스업자가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
공급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어 애프터서비스강화에 주안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또 8월께에 리튬이온배터리를 채용하고 기존 제품에 비해 40~50g정도
무게가 가벼운 제품을 출시, 확고한 시장장악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LG정보통신은 내년까지 국내수요및 해외수출등을 고려해 100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현대전자는 CDMA단말기를 올해중 약20만대를 팔아 6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이다.

이 회사는 신세기통신과 한국이통에 17만대가량의 공급계약을 맺었고
3만대가량은 독자적인 영업망을 통해 일반에 시판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중 60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추고 향후 100만대 생산체제로 이행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아날로그 "애니콜"신화를 디지털에서도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으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생산증대를 통한 "규모경제"시장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이 회사는 단말기의 생산을 구미사업장 무선기기 생산라인을
제2사업장으로 확대하는등 올해말 100만대의 생산체제를 구축키로 했다.

이와함께 2000년까지 연 1,000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춰 세계3위의
단말기 생산회사로 부상키로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