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자동차보험료 제도개편은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료 가격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댕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보험료 인상에 힘입어 적자투성이인 "미운 오리새끼"
에서 흑자에 기여하는 "효자"로 돌아섰다.

이에따라 손보사들은 사활을 걸고 우량고객에 대해선 범위율 하한폭까지
기본보험료를 내리는 등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보유물건을 보험종목(자기신체.대인.대물배상)
차종담보종목 보험가입금액별로 세분화해 자동차손해율(수입보험료대비
지급보험금 비율)을 계산, 적절한 보험요율표를 만드느라 부심하고 있다.

올들어 자동차보험 영업에 공격적으로 나선 LG화재의 경우 전반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는 쪽으로 요율체계를 가장 먼저 변경했다.

이 회사는 자동차손해율이 낮아 우량물건으로 분류되는 자기신체사고및
대인배상 가입자의 경우 개인용 업무용 영업용의 기본보험료를 범위율
하한폭인 각각 3%에서 10%까지 인하했다.

대신 불량물건인 대물배상의 경우에는 범위율 상한선인 3-10%까지 기본
보험료를 상향조정됐다.

LG화재측은 "손보사 입장에서 자동차 기본보험료 조정에 따른 전체적인
득실을 따져보면 연간수입보험료 기준으로 1-2%는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다 보험금 지급기준을 올리는데 따른 보험금 추가지급까지 감안하면
이번 제도개편이 자동차보험 경영수지에서 연간 3-4%정도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란게 LG화재의 분석이다.

LG화재가 전반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내리는 쪽으로 전략을 수립함에
따라 다른 손보사도 우량고객에 대해선 최대한 보험료를 내리는 쪽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국내 11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시장에서 가장 많은 22%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화재도 "어차피 보험료 가격경쟁에 불이 붙은 이상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보험료인하 경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2개사와 함께 자동차보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해상 동부화재도
자동차보험료를 전반적으로 내리는 쪽으로 보험료 조정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손보사들은 오는 8월7일까지 보험감독원에서 변경된 자동차보험요율표를
신고하도록 돼있다.

이에 손보사끼리 경쟁사의 변경요율 체계를 입수하기 위한 정보탐색전도
치열하다.

동양화재 제일화재등 다른 중하위 손보사들도 "수성"을 위해 일단은 대형
손보사의 요율체계를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손보사 입장에선 보험금 지급기준 현실화로 연간 1,300억원의
부담이 늘어나는 데 오히려 보험료 수입이 줄어든다는데 있다.

일부 손보사는 가격경쟁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아예 극히 제한된 우량물건
만을 취급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손해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보상조직을 강화, 보험금
누수지급을 줄이는 등 경영합리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마케팅의 기본요소인 가격경쟁외에 무료긴급출동서비스등 부가서비스
를 최대한 차별화해 다른 손보사의 물건을 잠식하는 "가격.서비스" 양면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험업계는 전망했다.

내년 4월부터 가입자편에서 보험료를 산정해 주고 가장 유리한 보험사를
골라 주는 브로커가 생긴다.

소비자 중심의 가격결정구조로 바뀌는 자동차보험시장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손보사간 자동차보험 인수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구학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