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창업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터보테크 건인 잉크테크 덕인등 박사학위소지자들이 창업한 기업들이 짧은
기간에 고속 성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창업자들이 갖고 있는 전기 전자 컴퓨터 제어계측등 해당분야
의 박식한 지식을 토대로 첨단기술제품을 속속 개발하면서 시장을 석권하고
있으며 특히 수입품이 만연하는 국내시장에서 외국제품을 몰아내며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분야 박사출신의 장흥순사장이 창업한 터보테크는
매출이 해마다 거의 2배로 신장하며 컨트롤러 분야의 세계적 강자인 일본
화낙과의 한판승부를 벼르고 있다.

지난 88년 출범한 터보테크의 매출은 93년 78억원 94년 110억원 95년엔
22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40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주종품목이던 인덱스용 컨트롤러와 대화형 컴퓨터지원
생산시스템인 터보CAM시스템에서 한발 나아가 최근 공작기계용 컨트롤러를
개발해 대기업을 통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선반 밀링 머시닝센터등 공작기계에 사용되는 컨트롤러는 컨트롤러의
꽃으로 연간 국내시장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를 정도로 큰반면 국산화가
미진한 화낙이나 독일의 지멘스 제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컴퓨터와 제어장치를 내장한 컨트롤러는 기계를 자동으로 작동하게 하는
두뇌의 역할을 해 공장자동화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제품이다.

이 회사는 전체 인원이 150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지만 연구소장등 8명의
박사를 두고 있을 정도로 고급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우선은 국내 시장에서의 수입대체에 주력하지만 세계
시장의 60%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거인 화낙과 몇년안에 해외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대에서 제어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딴 변대규씨가 창업한 건인 역시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매출은 94년 64억원 95년 120억원에 달했고 올해는 27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인은 그동안 오디오 비디오기기및 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등을 생산해
왔는데 최근엔 대기업과 손잡고 세트탑박스등 디지털가전제품시대를 열어갈
신제품을 개발해 시장석권을 노리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자체 연구소의 연구원들 대부분이 석박사출신으로 진용을
꾸며 놓고 있으며 소니에 도전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고분자로 박사를 딴 정광춘사장이 창업한 잉크테크는
프린터용 잉크및 부품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92년에 창업,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66.7% 증가한 50억원
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력품목은 잉크카트리지 BJ-2625로 가격이 일본제품의 절반수준에 불과
하며 신제품인 잉크카트리지 OCR-2601은 OCR판독용 특수제품으로 품질과
가격면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출신 박사창업자의 선두주자인 이민화씨가 세운 메디슨은
주력품목인 초음파진단기를 비롯, 심전도계 생화학자동분석기등 첨단 의료
기기개발을 통해 대표적인 성공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회사는 92년 225억원에서 지난해엔 567억원으로 매출이 급증했고 해외
시장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밖에 임재선사장의 덕인은 3차원 측정기에 이어 진원도측정기개발에
나서는등 정밀측정기기의 국산화에 매진하고 있으며 정철사장의 휴먼컴퓨터
는 한글의 글꼴과 전자출판소프트웨어, 이범천사장의 큐닉스컴퓨터는
퍼스널컴퓨터및 프린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역시 박사출신 창업자들이다.

중기청의 장지종지원총괄국장은 "박사창업자들 가운데 성공하는 기업인들이
늘면서 고리타분한 연구소에서 벗어나 사업으로 성공을 꿈꾸는 박사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기술만 갖고는 안되며 이들 분야의
인력보강등 종합적인 안목에서 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유니코비즈니스
서비스의 한상신사장은 조언한다.

< 김낙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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