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전제품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최근 시장의 성숙으로 내수가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중국 동남아
CIS 등 비선진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가전3사의 시장공략이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헝가리 컬러TV 시장에서 점유율 26%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의 시장공략 전법은 자가브랜드의 확충.

과거 바이어의 브랜드에 의존하던 OEM전략에서 과감히 탈피한 것이다.

삼성은 고가 전자제품에 국내에서 "명품", 해외에서는 " WORLD BEST
"라는 브랜드를 붙여 기술력과 품질로 승부를 걸고 있다.

또 중국에서 VCD, CIS에서는 바이오TV 등 히트제품을 도입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제품으로 삼성의 브랜드이미지를 제고시키고 있다.

현재 소비자의 삼성 브랜드 인지도는 75%, 브랜드 호감도는 65%에 이르고
있을 정도다.

최근 해외 수출브랜드명을 Goldstar 에서 LG로 통일해 저가브랜드의
이미지를 탈피하기로 한 LG의 시장공략법은 지역별 차별화전략이다.

LG는 동남아에서는 중소형TV에 사운드기능을 대폭 강화한 TV로 마쓰시타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에서는 동화상 가라오케기능을 갖춘
VCD를 유행시키고 있다.

중국인들이 노래부르기를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한 시장공략법이다.

특히 LG는 절도가 많은 남아공화국과 남미 등에는 도난방지장치가 달린
VTR를 수출해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선진국에서는 "제니스" 등 선진가전기업의 인수를 통해 첨단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그 유통망과 브랜드를 활용, 제값을 받고 물건을 팔고 있다.

LG는 일본 도쿄 등 선진 각국에 기술연구소 디자인연구소를 설립하고
기술정보 디자인정보 등과 시장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기본기를 강조한 "탱크주의"를 모토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별히 튀는 기능이나 화려한 디자인 등 보다는 가장 보편적이면서 기본에
충실한 제품으로 중간층 소비자들을 공략한다는 전법이다.

대우의 해외전략의 특징은 선택적 OEM 전략으로 선.후진국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는 것.

전자레인지의 경우 네덜란드 필립스사 등을 통해 제품을 납품, 유럽시장
점유율이 16%에 이를 정도다.

일본 등 아시아권에는 자가브랜드 수출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녹방지장치를 채택한 공기방울세탁기는 고온다습한 대만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우의 공기방울세탁시 수출물량은 지난해 50만대 정도로 기존 최대
수출업체 미 월풀사를 대수기준으로 앞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는 또 최근에는 일본시장에 대한 자가브랜드 진출을 위해 "다커스
(DACUS)"라는 판매법인을 도쿄 근교 쓰쿠바의 마루만 물류센터 내에 설립
하고 컬러TV, VTR, 전자레인지 등을 다커스라는 브랜드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전자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가전제품 수출은 약 40억달러를
기록, 전체 전자제품 수출의 약 20%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3% 성장한 수치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