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이 TV와 냉장고를제치고 최대 가전품목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5만대 가량이 팔려 8천억원대의
시장규모를 형성한 에어컨은 올해 판매대수가 1백만대를 돌파하고
총 시장규모도 1조2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TV와 냉장고 세탁기 VCR 전자레인지 등 가전시장을 주도해온
5대품목은 경기침체와 함께 상반기중에 판매대수와 매출액이 일제히
감소했으며 지금까지 단일품목으로 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TV는
올해 시장규모가 1조원에 못미칠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여름 한철에 수요가 몰리는 계절상품인 에어컨이 사상
처음으로 TV를제치고 가전시장에서 "황제" 품목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업계는 올해 에어컨 판매대수가 80만대를 약간 넘어서는 선에
그칠 것으로내다봤으나 올 여름이 10년만에 가장 무더울 것이라는
기상전문가들의 분석과 함께에어컨의 특별소비세율이 올해부터 25%에서
20%로 내린데 따라 수요가 급증, 총 판매대수가 1백만대를 넘어 설 것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전자 만도기계 등 에어컨생산업체들은 지난 5월로
에어컨 예약판매를 끝내 재고가 동이 났으나 무더위와 함께 추가 수요가
몰릴 것에 대비, 전원계통의 구조가 다른 수출용 제품에 대해 부품을 교체,
내수공급 물량을 늘렸다.

한편 업계는 5대 가전제품의 보급률이 대부분 90%를 넘어선데 비해
에어컨은 가구당 보급률이 20% 안팎에 불과해 에어컨 시장이 앞으로도
초고속 신장세를 기록할것으로 보고 있다.

< 이의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