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투신사의 잇따른 영업개시는 투신업계의 지각변동을 가속화함은
물론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사들은 주식형 수익증권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면서 유치한 자금을
주식및 채권등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경기침체및 수급불균형으로 주가가 급락한 최근 장세에서
새로운 매수세력으로 등장하게 될 신설사들의 주식매수 규모와 투자방식은
비상한 관심을 끈다.

LG증권이 최근 주요 신규투신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각사별로 주식형 수익증권 설정한도(자본금의 50배)의 30%수준, 즉 자본금의
15배수준까지 수익증권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영업개시후 1년동안 1개사(자본금 300억원)당 최대 4,500억원의
판매고를 달성할수 있다는 것.

7월부터 16개 신설사가 출범한다고 할때 신설사의 주식매수규모는
연간 3조6,000억원(주식편입비율 50%가정).

올 하반기중에는 1조8,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다분히 이론적인 수치라는 것이 LG증권의
견해이다.

기존 3대 투신사의 미매각수익증권이 지난달 현재 1조6,000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최근 4월과 5월중 3개 투신이 운용하는 주식형수익증권의
평균 수익률이 연간 기준으로 1~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설사들이 안고 있는 제도상의 불리함(만기 2년이상, 가입후
1년간 환매금지, 3일째 환매)등을 고려할경우 올하반기중 신규투신사를
통한 주식매수여력은 1조원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주식시장에 새로 들어오는 자금은 2,000억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4월 외국인 3차 투자한도 확대 당시 외국인투자자금의 순유입액이
1조3,300억원에 달했지만 주가는 1개월간 상승후 다시 하락세로 반전됐다.

신규 투신사로 인한 주식순매수자금이 외국인자금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은데다 단기간에 자금유입이 이뤄지는 것도 아닌만큼 종합주가지수
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도 주식형 수익증권의 경우 주가의 대세상승 후반기에나
잘팔리는 특성이 강한만큼 경기하강에 따른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되는
"역실적장세"에서 신설투신사로 인한 신규주식 수요 창출여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설투신사들의 경우 운용상품 수익률을 3개월단위로 발표하게 되어
있다.

빠르면 10월말, 늦어도 12월내에 공표될 첫 수익률을 갖고 투신사의
능력과 서열을 매기려는 시도가 뒤따를 것이다.

한번 수익률 경쟁에서 밀리면 만회가 어려운만큼 신규투신사들은 최초
3개월간은 짧은 시일내에 고수익을 달성할수 있는 테마주등의 발빠른
매매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펀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기존 투신사들이 물량확보 문제및
환금성등을 감안, 블루칩이나 대형주를 여전히 선호할수 밖에 없는데
반해 투자규모면에서 비교가 안되는 신설사들은 "히트앤드런"작전에
따라 중소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C증권관계자는 "신설사는 설립 초창기에 기존 투신사의 보유주식을
가급적 배제해 매수대상종목을 고를것"이라며 "기존 투신사도 이에맞서
신설사 보유가 많은 주식에는 의도적인 매도주문을 통해 가격하락을
유도하는등 세력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최승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