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에 투고를 하면 지면관계로 원래 쓴 원고량이 많이 축소될 때도
있고 어떤때는 개요만 설명되어 자세한 부분을 알 수 없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자투고는 나름대로 사회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쳐
어두운 면을 밝게해주며 미처 기자의 발이 닿지 않거나 모르던 정보를
간접적으로 게재하여 독자의 알 권리를 어느정도 보완시켜 준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신문의 여러면중에서 독자투고란의 글은 가장 읽기 쉽고 공감도
잘 가며 이해도 잘된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관계당국이나 당사자가 독자투고내용에 흥분하여 투고자의 주소지에
찾아와 귀찮을 정도로 꼬치꼬치 캐묻기도 하고 심지어 마치 조서를 작성하듯
소형타자기까지 들고와 소란을 피우니 이웃에서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가정에 불안을 주기도 한다.

사실 이렇게 당국이나 당사자가 따지고 묻고 소란을 피워 보아야 결과는
모두 투고자의 글과 주장이 옳다는 것으로 귀결되게 마련인데도 이같은
일들이 자주 벌어지는 것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못하는 고질적인 우리의
병폐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문의 독자투고란에 기고되는 글들은 고발서나 진정서와는 그 개념과
성격이 다르므로 관계당국이나 당사자들이 독자투고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
하지 못하고 마치 진정서나 고발장을 대하는 것처럼 과민반응을 보이는
행동을 지양해주기 바란다.

김인기 < 강원도 원주시 일산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