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년 역사의 신비를 벗기는 동굴탐험이 최근들어 새로운 레포츠의
한 분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예측하기 힘든 위험요소들을 안고 있어 아직까지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레포츠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9년동안이나 동굴탐사로 똘똘
뭉쳐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쌍용양회 (대표 변형) 동해공장의 사원들로 구성된 "동굴탐사대".

이 모임은 결성 계기 또한 특이하다.

회사의 특성상 시멘트의 주원료인 석회석 광산괴는 뗄래야 뗄수 없는
사이.

석회석 광산을 조사할 때마다 만나는 수많은 천연동굴의 신비로움이
이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강심장으로 통하는 미모의 여인 간호담당 김경희 대원, 인명구조와
자일 하강 특기자인 홍승표 산악팀장, 스킨스쿠버와 팔씨름왕 정연회
수중팀장, 측량의 천재 최성표 자료팀장, 살림꾼 엄재구 총무 등 총
17명이 이 모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랜 동굴탐사 경험으로 이제는 각자가 최소한 한 부문에서 프로에
가까운 노하우를 갖고 있다.

그동안 동굴탐사를 통해 12대의 미확인 동굴을 발견하였는데 그 중
규모가 큰 동굴은 길이 73m, 최장 넓이 7.5m나 되는 것도 있다.

동굴탐사는 단순한 동굴탐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미확인 동굴, 전설에 얽힌 동굴을 발견하면 우선 생성연대, 설질,
규모, 측량도면, 위험요소, 서식생물 분포 및 종류, 석순과 종유석의
상태 등을 상세하게 분석하여 관할 관청에 통보한다.

그래서 우리 대원들은 동굴발굴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이밖에 쌍용양회 동굴탐사대는 재해시 인명구조, 공업요수로를 막는
수초 제거 등 지역사회를 위한 작은 봉사에도 참여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동굴탐사 이외에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레포츠로 팀원들의
건강한 여가를 도모하고 있다.

대원들은 동굴탐사시 동굴속이 일반적으로 햇빛이 없고 습도가 높으며,
기온과 수온의 변화가 전혀 없어 거리감각과 방향감각이 상실되기
일쑤이고, 굴 내부엔 침니. 오비햄, 트레바스 등과 낙석, 낙반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므로 임의로 혼자 들어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