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서 실업이 자꾸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해고를 어렵게하는
제도나 강성 노조가 없어서가 아니다.

변화에 적응할수 있는 유연성이 업 기 때문이다.

대량생산체제는 이이 근면하고 손재주 좋고 적은 노임에도 일 잘하는
노동력이 풍부한 나라에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글로벌 경영체제가 확산되어 갈수록 또 생산성 위주의 경영혁신이
가속화 될수록 선진국에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수 없다.

이제는 학생때 배운 한가지 기술로 평생을 한직장에서 보낼수 없다.

평생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다시 학생이 되거나 끊임없이 배워
새기술 새지식을 익혀야 한다.

지난주 프랑스에서 있었떤 G7고용회담에서 노동장관들 사이에서
이루어진 "종신고용제도"에 대한 열띤 논쟁은 선진국 실업증가 문제에
대한 정부개입 방식에 관한 논의였다.

일본에서는 기업들이 종신고용제 전통을 고수하고 있어 눈에 보이는
실업은 낮추고 있지만 빠른 구조조정을 가로 막고 있어 불황 탈피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선진국중 가장 실업률이 낮았던 독일에서는 통독후 실업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

실업불안 때문에 노조가 나서서 반대하니 경쟁압력에 대항할 경영혁신
기법의 도입은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그결과 독일기업들의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어 같다.

또 실직된 독일 근로자들의 상당수가 복직이나 새로운 일자리를 위해
정부가 보조하는 재훈련에 참여하기 보다는 기업들의 조세부담과 정부의
재정적자는 줄지 않고 실업인구는 대책없이 늘고 있다.

세계의 선진국들은 지금 개도국들의 맹렬한 추격으로 인해 성장을
위협받고 있다.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성장의 견인력이 선진국에서 고속성장 개도국으로
옮겨가면서 선진국들은 심각한 실업증가문제에 직면해 있다.

우리 경제도 이미 이러한 위협과 경쟁압력을 받고 있다.

앞으로 실업증가는 우리도 피할수 없다.

현명한 대책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

첫째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빠른 변화와 기술발전에 신속하게 적응할수 있는 기업의 경영혁신체제는
고용관계의 유연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미국기업의 빠른 경쟁력회복은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을 가능하게 한 노동
시장의 유연성에 힘입은 바 크다.

해고 관련 노동규제를 대폭 완화하고,근로자의 새로운 기술습득 기회를
평생 직업교육 차원에서 높여주어야 한다.

둘째 고용조건에 관한 의사결정은 이해당사자인 근로자와 고용주들의
자유로운 선택과 합리적인 계약에 의해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최근 뉴질랜드에 도입된 고용계약법이 성과에 따른 보수를 보장하면서
고용기회를 확대한 점은 눈여겨 보아야 한다.

또한 독일의 한 경제연구소의 주장처럼 노사대표가 합의한 임금수준보다
20%정도까지 낮게 근로자가 원한다면 취업할수 있게 법적으로 허용하는
것도 실업을 줄이는 방편이 될수 있다.

셋째 이제는 "평생직장"보다는 "평생고용"이 자리잡아 가야 한다.

직장을 옮기는 것이 매우 어려운 동양적 전통을 깨고 이제는 "충성"보다는
"일할 능력"에 고용의 촛점이 모아져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