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경영환경의 변화는 방대한 조직을 가진 거대 기업에 변화만큼
빠른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 대응이 늦거나 미비할 때는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다.

스피드 경영시대를 맞아 기업들도 자율경영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자율경영이란 최고 경영자 몇 사람이 전권을 쥐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하부조직에 결정권을 일임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책임은 따른다.

고객의 니즈(NEEDS)가 다양해지면서 고객과 가장 가까운 접점인 경영현장
으로 의사결정 권한이 이양되는 것,문제를 알고 있는 곳에 문제를 해결할
권한을 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앞으로 기업들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종업원에게 권한과 책임을 지닌
경영자적 발상을 요구할 것이고 이에 따라 자율경영의 중요성은 날로 커질
것이다.

빠른 판단과 업무 수행을 위한 방안으로의 팀제 확산, 소그룹화, 계열사
독립은 이러한 세태를 반영한 것이라 하겠다.

지난 82년 세계 최대기업중 하나인 AT&T는 미연방통신위원회(FCC)에서
반트러스트 최종안이 통과됨으로써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됐다.

미국 전역에 전화및 관련 서비스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던 AT&T는 지역계
벨회사(RBOCs)들이 독립회사로 분리되어 나감으로써 강제적인 규모 축소와
시내 전화사업에서의 축출로 시련을 겪게된 것이다.

AT&T가 이때 추진한 내부혁신 과정의 하나가 효율적 사업추진을 위해서
경영구조의 단순화와 전략사업 단위의 자율경영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었다.

특히 89년에는 사업본부를 15개에서 25개로 세분화하여 분권화를 추진
했으며 세분화된 사업본부의 책임자는 사업계획부터 집행에 이르는 모든
권한을 가지고 경영결과에 책임지도록 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AT&T는 여전히 세계적인 기업으로 존재하고 있다.

자율과 통제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는 조직 설계에 있어서 현장에서의
신속한 대응을 더 중요하게 여길 것인가, 아니면 전체적 시각에서 사업을
전개하는데 주력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따라서 자율경영의 원래 취지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는 균형감있는 사업 전개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지역적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여 현지화와 연계된 자율경영 또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