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레사네"는 우국정기의 맥으로 이어진 양정중학산악회의 명칭이다.

"물에산에" 함께 돌아다니며 우정을 나누자는 뜻이다.

현재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양정산악회는 지난 34년 당시 학교에
재직하고 계시면서 성서조선을 발간해 일제하에서 종교활동과 독립의
애국충정을 국내에 널리 심어주신 고김교신선생께서 만들면서 태동했다.

창립된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지금까지 우국정기의 맥을 이어 꾸준한
활동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우리 양정산악회 회원들에게는 영원히 기억될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창립이래 처음으로 양정산악인 50년 기념패를 4분의 선배원로들에게
수여한 것이다.

중학재학때부터 산악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해 졸업후 사회 각분야에서
공헌하는 가운데도 우리 산악회를 여전히 사랑해주신 분들에게 드리는
영예의 증표였다.

영예의 수상자는 각계 전문분야에서 아직도 원로로 활동중인 고희가
넘은 대선배들.

정태혁 동국대교수 임종대 민속가옥건축전문가 고희성 공학박사 김기령
화이자약품부사장 등 네명이 수상자였다.

필자도 5년후인 2천1년에는 50년 기념패를 받을 영광을 안게될런지.

수상식은 광복50주년을 기념해 수락산에서 거행된 회장배 등반대회에서
열렸는데 가족등반으로 약 1백50명이 참가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50년이란 세월의 차이가 이날 자리에서는 눈녹은듯 사라지고 선배들의
갖가지 무용담으로 시간이 가는줄 몰랐다.

후배들이 정성껏 구어내는 고기가 석쇄위에서 검게 타드러가는 가운데
전국의 크고 작은산을 두루 정복하던 옛이야기에 모두가 웃음꽃을 피웠다.

이날의 압권은 조만 원자력원구소이학박사의 추억담.

지난 49년에 백운암에 나타난 북한산의 마지막 멧돼지를 추적했다가
대한청년단의 점심파티에 반타의로 멧돼지를 제공하고 왔다는 경험담이
펼쳐질때는 주변에 묘한 적막감마저 돌기도 했다.

6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산악회원들은 지금도 물과 산에서는 건강을
다지고 사회에서는 국가와 민족을 위한 봉사활동을 "무레사네"의 긍지로
삼아 열심히 실천해나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