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생산설비 관련 대기업들의 투자가 안정성장을 겨냥한 구조조정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장치산업인 중화학부문 투자를 크게 줄이는 대신 작년까지의 설비증대
투자에 기인한 물동량증가및 항공수송 수요증가에 부응하는 수송장비투자는
늘리고,신제품 개발과 공해방지 시설투자에 박차를 가해 질적 구조를
튼튼히 하여 경기가 둔화될 때 내실을 다지겠다는 기업들의 계획때문이다.

지난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96년 기업 시설투자 전망"에
따르면 매출액기준 상위 500대 기업들은 작년보다 16.6% 늘어난
39조5,841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 투자증가율 실적이 45.1%였던 것에 비하면 기업들은 경기둔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할수 있다.

그러나 경쟁심화에 따른 타업종진출 자제,노사안정 전망에 따른
자동화투자 축소,해외 원자재가격 안정에 따른 에너지효율투자 감소등
기업경영 여건변화에 따른 투자위축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지금은 안정성장을 위해 투자구조를 바꾸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이다.

국내 경기의 둔화가 예상된다고 투자 증가율이 급격히 줄어들면
자칫 성장의 동력(동력)을 잃을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는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성장기회를 활용하여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중소기업과의 해외시장 동반진출 기회를
만들어야 하므로 투자규모를 축소하기 보다는 투자 내용을 바꾸는데
주력해야 한다.

국내경기 위축을 해외투자 확대와 경쟁력강화 투자증대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기업들의 투자 구조조정을 지원할수 있는 제도개혁을
실천해야 한다.

첫째 지난 2년간의 높은 민간부문 투자증가에 따른 시설확충이 가져올
수송 전력 통신 인프라 수요급증에 대비하여 공공부문 투자확대를
조속히 실현함으로써 기업의 간접비용 부담을 낮추어야 한다.

특히 민자 유치사업이 선거와 맞물려 지지부진해지고,국책 투자사업이
재원부족으로 차질이 생겨 전력과 용수공급에 애로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경기둔화 전망에 따른 민간의 투자위축이 경기 급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정부와 공공부문 투자를 늘림으로써 사회간접자본
비용을 낮춰 가격경쟁력을 회복시키고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투자의 민간투자 보완기능을 높여야 한다.

둘째 엔화강세의 둔화가 이제는 엔화약세로 이어져 수출경쟁력이
구조적으로 약해지고,시장개방이 확대되어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므로 경쟁력없는 기업의 도산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합리화및 산업구조조정
투자를 확대하고,기업들이 협력하여 동아시아 성장지역으로 동반진출하는데
대한 전략적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모든 투자는 예상수익률에 대비한 현재의 비용부담이므로
국내금리를 한자리 수로 낮추는 금리하향 안정화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경쟁국보다 높은 금융비용부담을 짊어지고는 국제경쟁에서 살아
남을수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