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유럽 경제전략 ... 우리과제 ]]]

김광진 < 목포대 영어영문학과 >

우리가 프랑스 드골 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많은
일본 기업광고 불빛이었다.

일본회사 광고가 유럽기업 광고보다 많은 것으로 보였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 기업 광고 탑은 3개가량 눈에 띄었다.

유럽은 일본 기업의 아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 싶다.

영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과연 일본의 대유럽 경제정책은 어떠했기에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우선 영국의 경우를 살펴보자.

영국은 유럽연합(EU) 가운데 특이하게 섬나라라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어
한때 EC통합에 반대하다가 1973년 EU에 가맹했고 90년대 들어서 파운드와
EC통화의 환율 일정 변동 폭으로 정책을 돌려 준 고정환율제 메커니즘(ERM)
에 참가하는 등 EU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영국의 정책을 잘 알고 있다.

그 내용은 국영기업의 민영화, 노조활동의 제한, 외환 관리 철폐, "빅뱅"
이라 불리는 금융제도 자유화로서 자본주의 경제원리를 통해 영국경제를
재건하려는 노력인 것이다.

그 결과 80년 마이너스 2.0%였던 GDP가 82년에는 플러스로 반전됐고 87년
에는 4.6% 신장됐다.

물론 이같은 정책의 성과는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80년대 후반 영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의 기여도가 컸다.

영국 일렉트로닉스 산업단체나 BREMA의 회원사를 살펴보면 13개사중 일본계
기업이 9개나 되고 영국 기업은 1개뿐이다.

비단 이것은 영국의 예이지만 나머지 국가에도 일본계 기업이 상당수
진출해 있다.

유럽에서 선박 자동차 VTR분야의 필립스(네덜란드)를 제외하고 경쟁력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

이렇듯 유럽시장이 일본 기업에 잠식당하기까지는 여러 흐름이 있었다.

물품 투자 정보의 이동의 그 주요 원인이라 할수 있다.

물품의 흐름은 자본의 이동을 의미한다.

전통적 투자이론은 리카르도의 비교우위이론에 근거한 생산비 저가지역을
뜻한다.

그러나 자본과 사람의 이동이 높아짐에 따라 그 설득력이 상실돼 가고
있다.

정보의 흐름은 기업의 주재원이나 공무원 학생의 외국 연구를 통해
이루어지며 지식 축적의 수단이 되고 장기 체류는 사람 흐름에 질적으로
중요하다.

어차피 정치적 예술적 이데올로기적 모델은 서로 교환되는 것이며 문화
이해가 증가하게 되면 상품시장 개척에 유리한 토대를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투자 흐름의 경우는 유럽과 일본의 예를 통해서 잘 알수 있다.

일본이 주로 투자하는 분야는 비공업분야에 집중되어 있고 공업부문의
투자는 전체의 20%가량 된다.

EU기업은 일본시장의 배타성 때문에 방관하다 유럽과 일본의 교역비율이
1대15라는 엄청난 비율을 초래했다.

정보의 흐름에서도 마찬가지다.

EU가 흑자를 보는 유일한 영역은 여행이다.

여행항목에서 EU는 20억 ECU의 흑자를 보고 있다.

그 액수는 무역적자와 비교도 되지 않는다.

일본의 유럽파견 인원은 3만6천명인데 반해 일본에 거주하는 유럽인은
3천명에 불과하다.

이 일본인들의 기업에 대한 기여도는 매우 크다.

70년대에서 80년대로 넘어드는 시점에서 유럽의 보호주의가 기승을 부리자
일본의 경제행위자들은 조심스런 시장 진출 정책을 택하여 자율적 제한
전략, 시장 점유정책, 판매망 유지정책으로 그 흐름을 잡아가고 있다.

또한 조립 공장 설립-자회사에 의한 현지부품 공장 인수 및 합작 투자,
외적 규제 조항 회피, 실질적 시장 잠식, EU주변국가 진입과 같은 우회전략
을 써서 EU내 생산비율 조정에 대처하고 있다.

이렇듯 일본의 대유럽 시장 진출 전략은 집요하고 다양하다.

일본기업들은 자신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학계나 문화계에 적극 투자하기도
한다.

투자를 어떤 특정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전분야에 걸쳐 하면서 이것을
효과적으로 국가 이익과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우리 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은 미약하다.

우리가 영국에 있는 동안 딱 한곳에서 우리 자동차가 지난해에 최고로 잘
팔리는 자동차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제 유럽시장은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이들은 일본과 같은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하여 우리나라를 경계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유럽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과거 일본기업이 유럽 시장
에서 마찰을 일으켰던 경우에 대한 광대한 자료 조사와 이 자료를 바탕으로
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프랑스는 예술적 문화유산을 많이 갖고 예술적 가치를 존중하면서 원자력
기술 항공기 인공위성등 첨단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인간의 본질에 입각한 예술과 과학을 같은 무대에서 함께 꽃피우려
하고 있다.

이것은 경제적으로만 빠른 성장을 추구하고 있는 우리나라에 좋은 교훈을
주고 있다.

고도성장 만큼이나 국민의식이 함께 성숙해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사회에서는 혁신이 어렵다고 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과학자나 실용주의적인 기술자가
더 많이 나와야 하고 과학자와 비과학자 사이에 문화적 격차가 해소되어야
한다.

유럽의 예술과 과학의 조화를 배워야 한다.

또 장기적 안목으로 유럽사회 전반에 대한 우리의 것을 알리고 그들의
복지정책과 대학 등에 폭넓게 이미지 문제와 기업의 이익을 함께 풀어
나가야 한다.

이 목적을 위해서는 기업의 현지화가 중요하다.

종종 TV에서 우리나라기업 직원과 생산 현주민 사이에 문화.법률적 차이로
인해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뉴스가 보도되곤 하는데 이것은 현지화와
세계화가 잘되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고 보인다.

사원을 교육시키는데 있어서 현지와 더욱 많은 교류 및 체류를 시켜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