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압파쇄에 의한 지압측정기법이 지하공간의 안전개발및 유지를 위한
경제성있는 사전조사기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기법은 도시지하철이나 도로터널 지하저장시설 폐기물지하처분시설 등
각종 지하공간을 개발하기에 앞서 시공지역 지하암반에 미치는 수직.수평
압력을 지상에서 정확히 산출해 내는 기술이다.

터널을 뚫은 뒤 터널 속에 들어가 지압을 측정하는 응력개방법과는 달리
대상암반정보를 정밀하게 파악해야 하는 지하공간 설계단계에 가장 적합한
지압측정기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법은 3단계 작업을 거쳐 대상지역의 지압을 잡아낸다.

일단 직경 75mm정도의 시추공을 뚫고 측정하고자 하는 깊이의 일정구간
아래 위쪽에 특수우레탄재질의 마개(패커)를 고정시킨다.

패커 사이 공간에 물을 투입, 1백50~2백kg/평방cm정도로 수압을 높여주면
시추공 벽면이 파쇄돼 균열이 생성된다.

이 과정에서 얻을수 있는 수압변화데이터는 지상컴퓨터계측시스템에
자동입력되는데 이를 해석, 지하공간 개발후 공간내로 미칠 수직.수평
압력을 산출해 낸다.

물의 압력으로 지하의 암반을 깨뜨려 지압을 측정해 내는 것이다.

이 기법은 특히 시추공만 뚫으면 돼 측정깊이에 구애받지 않으며 측정대상
깊이까지 사람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물을 투입하기에 앞서 시추공내에 소형 특수카메라를 투입, 지하암반의
전반적인 파쇄상태및 절리분포 등의 불연속 특성도 손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지하공간 의 경제적 적정설계및 시공지침 수립에 도움이 된다.

게다가 대수층 또는 지하열수층내에 인공균열대를 형성시켜 투수성을
높이고 통로확장을 통해 추출량을 증대시키는등 지하수및 지열수를 개발
하는데도 활용할수 있는 기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자원연구소 자원개발연구부 신중호 박사(암반공학)는 "터널 등을 뚫을
때 내부공간에 미치는 수직.수평압을 알아야 정확하고 안전한 설계가 가능
하다"며 "설계단계에서 지압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 기법이 가장 적합
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기법은 물론 선진각국에서는 70년대이후 보편화되었으며 외국 전문
감리회사들이 지하공간 적정설계및 시공을 위한 핵심 기초조사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91년 자원연구소가 처음으로 도입, 94년부터 활용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자원연구소는 이 과정에서 국내실정에 적합한 지압해석기법및 고성능
시추공카메라제작 등 독자기술을 확립하는 등 조사자료의 신뢰성을
높여왔다.

자원연구소는 이제까지 대구지하철건설지역, 영동고속도로 용평구간,
강원도 철암의 광산지역, 경기도 운천의 석재채석지역에서 이 기법을
활용해 지압측정및 시추공카메라조사를 실시했다.

또 부산지하철건설지역, 인천부평및 전라도 성주의 광산지역에서는
시추공카메라조사를 실시해 기초설계자료를 제공했었다.

그러나 아직 상당수의 지하공간개발사업장에서는 설계단계에서의 지압
측정을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비 낭비는 물론 시공시 사고가
빈발하는 등 적잖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건설업체들은 이제까지 K값(수평압과 수직압의 비율)을
0.5,1,1.5로 단순화해적용, 안전무방비 상태에서 과다한 지보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성웅 박사(자원개발연구부.암반공학)는 이와관련, "터널공동의 형태와
방향및 시공.보강구조를 적절히 설계해 낭비요인을 줄이고 시공상의
안전성을 높이기위해 이 기법을 적극 활용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