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광고의 국제 경쟁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유통시장 완전개방과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러시에 따라 광고사들의 경쟁
에도 국경이 없어졌다.

올여름에는 "광고의 올림픽"이라는 세계광고대회(IAA)도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광고 세계화의 원년이라할 올해 윤기선제일기획사장(56)이 광고업협회장에
취임했다.

신임 윤회장은 영,독,불,일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상사맨 출신인데다
업계 최대사의 사령탑이란 점에서 "힘있는 회장"으로서의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다.

"광고의 세계화 과학화로 국제 경쟁력을 기르자"는 취임일성도 단연
세계화에 맞춰져 있다.

윤회장을 만나 광고계의 현안과 발전방향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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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이영훈 < 기자 > ]]]


-세계화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윤회장=자동차 가전 등 제조업에 비해 광고업의 세계화는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읍니다.

국내 광고사들도 이제는 좁은 국내 시장에서 다투지 말고 세계로 눈을
돌리자는 겁니다.

세계광고대회가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린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습니다.

단순한 해외지사망의 확충 보다는 "사고의 세계화"가 중요합니다.


-선진국에 비해 국내 광고계가 취약한 부문은.

<>윤회장=국내 광고시장이 아시아에서는 2위, 세계적으로도 10위권 안에
드는 큰 규모입니다.

그러나 크리에이티브나 광고주에 대한 서비스 등 질적인 면에서는 이에
걸맞는 발전을 못했습니다.

제작측면에서도 컴퓨터그래픽이나 현지촬영노하우 등 보완할게 많습니다.

국제적인 감각과 어학실력, 해박한 광고지식을 가진 우수인력을 양성하여
다국적 광고사들과 겨룰 수 있는 실력을 쌓아야 합니다.

신문의 발행부수공사(ABC)제도, 방송의 정확한 시청율 조사 등 광고환경도
변화해야 데이타에 근거한 과학적 광고전략을 짤 수 있습니다.


-광고시장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가속화되며 중소대행사에겐 당장
국내에서의 생존경쟁이 발등의 불로 떨어져 있읍니다.

동반발전의 묘안은 없겠습니까.

<>윤회장=기업의 자유경쟁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지요.

이 문제는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이라는 근본적인 시각에서 보아야
합니다.

협회 차원의 광고연수원 설립이나 각종 자료의 교환 등을 통해 대형사와
중견회사들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론 외국처럼 대형사는 종합광고대행사로 중소회사는 매체기획 제작
PR 등 전문분야별로 특화하는 역할분담이 이뤄져야 합니다.

국내 1백50여개 광고사들이 모두 종합대행사가 될 수는 없지요.


-광고업계가 너도나도 외형불리기 경쟁을 선언한데 비해 올해 제일기획은
"내실경영"을 선언, 눈길을 끌었습니다.

<>윤회장=최근 업계의 사업다각화가 방만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광고사는 결국 광고를 잘해야 합니다.

올해 경영슬로건으로 "기본에 충실하자"를 내건 것은 외형적인 성장을
외면하자는게 아니라 광고회사로서의 원칙과 정도를 걷자는 의미입니다.

국제 경쟁력의 측면에서 본다면 국내 기업의 덩치는 아직도 더 커져야
합니다.

제일기획이 작년에 6천2백억원의 취급고를 올렸지만 WPP그룹의 1/20 일본
덴쓰의 1/12밖에 안되는 수준입니다.


-대기업들이 계열광고사에 광고를 맡기는 하우스에이전시(House Agency)
관행이 국내 광고업의 발전을 막는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삼성그룹은 자사광고를 개방하겠다고 선언해 관심을 모았는데요.

<>윤회장=공개경쟁선언으로 웰컴이 삼성전자의 냉장고 광고를 따낸 이후
LG화학 제일제당 OB맥주 등도 자사광고를 개방했습니다.

처음 기대만큼 많아진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조성됐으니까 차차 확산될
것으로 봅니다.

이 문제는 광고주의 결단이 중요합니다.


-신임회장으로서 광고업계의 현안을 꼽는다면.

<>윤회장=현행 11%선인 방송광고대행수수료를 국제 수준인 15%로 인상해야
합니다.

언론회관이 독점하고 있는 정부광고 대행권을 민간에게도 개방하거나
광고심의의 권한과 책임을 자율심의기구로 이양하는 것 등도 앞으로 풀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삼성물산에 오래 근무하셨는데 광고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읍니까.

<>윤회장=80년대 중반 에스에스패션의 국내판매총괄본부장을 지내며 처음
광고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때는 광고주였던 셈이지요.

광고주는 당장 물건이 잘 팔려야 하니까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그러나 광고주와 광고회사가 서로 신뢰해야 좋은 광고를 만들 수 있습니다.

광고주협회 광고업협회 등 관련단체가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광고계의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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