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욱 < 숭실대 명예교수 >


사람은 뭘 먹고 사는가.

네가지의 양식을 먹고 산다.

첫째는 밥이다.

인간은 밥을 먹고 산다.

밥은 생명의 원천이다.

우리는 하루 세끼 밥을 먹어야 한다.

밥을 먹지 못하면 사람은 죽는다.

밥 식자의 구조를 보라.

사람 인변에 좋을 량자를 쓴다.

인간에게 제일 좋은 것은 먹는 것이다.

밥 식자가 인과 량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뜻이 깊다.

인간은 다이아몬드나 보석을 먹고는 살수 없다.

밥을 먹어야 힘이 생기고 힘이 생겨야 일을 할수 있다.

공자는 정치의 첫째원리로서 "족식"을 강조했다.

국민의 의식주를 흡족하게 하는 것이 치국의 근본이다.

국민을 기아상태에 빠뜨린 북한은 파산국가로 전락했다.

밥은 인간의 첫째가는 양식이다.

인간은 자유를 먹고 사는 동물이다.

생명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자유다.

자유가 없는 생존은 노예의 생존이다.

천하만민이 자유롭게 살기를 원한다.

말하는 자유, 행동하는 자유, 사랑하는 자유, 창조하는 자유.

자유처럼 고마운 것이 없다.

자유의 나무에 기쁨의 꽃이 피고 행복의 열매가 열린다.

우리는 자유사회의 자유인이다.

자유는 좋다.

그러나 결코 만능은 아니다.

"남의 자유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네 자유를 누려라"라고 철학자
칸트는 말했다.

자유에는 질서와 책임이 따라야 한다.

자유에 질서와 책임이 동반하지 않으면 자유는 무정부상태로 전락한다.

그것은 자유의 파멸이요, 자유의 종말이다.

우리는 자유라는 이 아름답고 소중한 상록수를 잘 보존하고 풍성하게
가꾸어야 한다.

이것이 자유에 대한 우리의 막중한 책임이다.

인간의 세번째 양식은 사랑이다.

인간은 사랑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사랑을 먹지 못하면 인격에 병이 든다.

인간은 누구를 사랑하는 동시에 누구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내가 사랑할 사람도 없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도 없을때 우리는 정신의
깊은 상처를 받고 인생의 고독과 허무주의에 빠진다.

19세기 영국의 유명한 총리인 디즈레일리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두가지의 결핍에서 온다. 첫째는 돈의 결핍이요,
둘째는 애정의 결핍이다"

지당한 말이다.

인간은 빵만먹고 사는 동물이 아니다.

사랑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사랑을 먹어야 기쁨이 솟구치고 활기가 넘치고 삶의 보람을 느낀다.

그러므로 독일의 철학자 피히테는 말했다.

"사랑은 인간의 주성분이다"

행복이란 무엇이냐.

사랑의 충만이다.

불행이란 무엇이냐.

사랑의 고갈이다.

사랑은 행복의 핵심적 원리다.

인간의 마지막 양식이 무엇이냐.

꿈이다.

산다는 것은 꿈을 갖는 것이다.

인간은 꿈을 먹고 사는 동물이다.

꿈이란 무엇이냐.

밝은 희망이요, 아름다운 이상이요, 간절한 소원이요, 커다란 비전이다.

산다는 것은 소중한 꿈을 갖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하여 주야로 분투노력하는
것이다.

꿈이 없는 인생은 허망하고 무의미하고 가치가 없다.

중국 전설에 나오는 (맥)이라는 동물은 꿈을 먹고 살았다.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꿈이 있어야 한다.

정치는 국민에게 꿈을 주어야 한다.

국민에게 꿈을 주지 못하는 정치는 좋은 정치가 아니다.

인간은 꿈을 펼치고 야망을 달성할때 성취의 기쁨이 있고 삶의 깊은 희열을
느낀다.

꿈이 없는 젊은이는 불행하다.

꿈이 없는 사회는 메마르다.

꿈을 가지고 살자.

대망을 품고 생활하자.

세계의 넓은 무대에서 한국인의 큰 꿈을 펼치자.

산다는게 무엇이냐.

꿈의 실현이다.

우리는 밥을 먹어야 하고 자유를 먹어야 하고 사랑을 먹어야 하고 꿈을
먹어야 한다.

이것이 인간다운 삶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