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가 91년말 삼성그룹에서 분가한지 4년여만에 계열사를 18개
거느린 중견그룹으로 부상했다.

올 4월에는 30대그룹진입이 확실시되고 있고 정보통신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하는등 재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솔제지 대표이사면서 그룹 정보통신사업단장을 맡아 사실상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구형우한솔제지사장을 만나봤다.

-한솔의 급성장이 문어발식 확장이 아닌가하는 시선이 있습니다.

"계열사가 급증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지를 중심으로한 제조업과
정보통신에 집중돼 있습니다.

무분별한 사업확장이라고 할수 없지요.

국제경쟁력을 높이려면 전문성을 지닌 계열사가 필요하며 특히 미래
유망산업인 정보통신분야의 진출을 불가피합니다.

또 유사업종의 업체들은 몇년안에 통폐합할 생각입니다"

-타그룹과는 달리 회장제가 없는데 어떻게 계열사간 업무를 조정합니까.

"저를 비롯한 사장단회의에서 전체 구도를 결정하고 집행합니다.

대주주인 이인희고문(고 이병철삼성그룹회장의 장녀)은 대규모투자 등
큰 가닥만 잡고 나머지는 모두 전문경영인들에게 일임합니다.

어느 회사보다도 전문경영인체제가 잘갖춰져있다고 봅니다"

-올해 중점사업방향은.

"크게 제지와 정보통신분야로 나눠볼수 있습니다.

제지분야에선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제지및 펄프관련 현지합작공장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또 정보통신부문엔 하드웨어업체인 한솔전자와 소프트웨어업체인
한솔텔레컴을 주축으로 총 2천5백억원을 투자할 생각입니다"

-정보통신 진출방향을 경쟁이 가장 치열한 개인휴대통신(PCS)으로 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전략을 갖고 계신지요.

"한솔는 삼성에서 분리될때부터 정보통신분야진출을 검토해왔고
기업인수 투자확대 기술제휴등으로 착실히 준비해왔습니다.

또 미국내 PCS업체인 옴니포인트사와 제휴를 맺었고 미국 동부지역
정보통신서비스에 참여하는등 누구 못지않게 발빠르게 대응해왔습니다.

대그룹보다 순발력있는 의사결정을 통해 경쟁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솔을 노키아사처럼 제지와 정보통신 양분야에서 모두 세계일류로
키우겠습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