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오는 12일 공식 발족한다.

초대 청장에 임명된 이우영 중소기업은행장은 중기청을 빠른 시일안에
명실상부한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 자리잡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중기청 본청은 1관5국으로 짜여 있고 4개의 지방청과 7개의 사무소를 두게
돼 외형상으로는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서의 조직체계를 갖춘 것 같다.

중기청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해줄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걸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제-사회적 환경이 바뀌고 풀어야 할 과제가 달라짐에 따라 정부조직과
기구가 개편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중기청 설립도 이런 의미에서 자연스럽고 또 당연한 것으로 볼수 있다.

그러나 조직을 개편하고 기구를 신설한다 해서 쌓였던 문제가 해결될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기청이 제 기능을 다하려면 정책의 수립과 집행권한을 실질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왔고 각 부처간의 견해차이도 있었다.

이러한 견해 차이가 조정돼 중기청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예산요구권을 재경원으로부터 넘겨받게 됐다.

중기청 간부가 중소기업은행 이사회와 양대 신보의 운영위원회에 참여하게
된다.

또한 중기청에 중소기업은행 양대신보, 기타 중소기업관련 금융기관관계자
들이 참석하는 중소기업 금융지원 협의회도 설치된다.

중기청장은 국무회의에도 참석할수 있게 된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때 중기청에 거는 기대는 작지 않다.

그러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해결 또는 극복해야 할 문제점도 많다.

우선 중기청의 정책수단이 미흡하다는 점을 들수 있다.

신보 예산의 요구권을 중기청이 갖지만 신보에 대한 인사및 업무감독권은
재경원이 갖고 있어 중기 지원문제를 놓고 재경원-통산부-중기청 사이에
마찰과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관련, 유관 기관간의 협조에 주력하여 부처간 조화를 이루어내겠다고한
이우영청장에 기대를 걸고자 한다.

중기청간부가 이사로, 위원으로 참석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지만 실질적인
영향력 발휘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중기청과 통산부 중기정책관, 중진공 등의 업무분담이 분명치 않은 점도
또다른 문제점이다.

중소기업 문제는 자금지원이나 중기청 신설만으로 해결될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중소기업이 특히 자금난으로 고통을 받고 있지만 자금 공급만으로 중기가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도 아니다.

자금난은 결과적인 현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경쟁력있는 중소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중기청에 기대가 걸려 있지만 중기인들의 기대에 걸맞는 정책이 나오지
않을 때 실망감은 더욱 클 것이다.

그러나 미리 문제를 부정적으로 접근할 이유는 없다.

중기청이 주어진 조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다.

조직의 미비점을 사람이 보완 극복하는 것도 중기청의 과제다.

앞으로 중기청이 제기능을 다할수 있게 중기청에 힘을 실어주는 일도
필요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