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5월3일부터 주가지수선물시장을 개설키로 확정함으로써
우리나라에도 파생금융상품거래시대가 본격 개막되게 됐다.

선진국처럼 미래의 가격으로 현재 시점에서 거래하는 선물거래, 매입이나
매도의 권리만를 사고파는 옵션거래등 복잡하고 정치한 금융거래가 우리
눈앞에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주가지수선물거래가 도입되면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나 개인이 주가하락으로
입게될 위험을 최소화할수 있는 헤지(hedge)가 가능해진다.

과거에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보이면 그 주식을 매각하는 길외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의 사례처럼 비자금파문으로 앞으로는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보여도 현물주식을 보유한채 선물을 미리 매각해두면 현물주식의 가격하락에
따른 손해를 벌충할 수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그러나 이런 헤지, 즉 ''금융보험''도 일종의 보험인만큼 보험료를 지급해야
하는 것은 피할수 없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지수선물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선물을 이용하여 리스크 헤지를
하는데는 반드시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수선물이 리스크 헤지를 가능하게 하는 면도 있지만 선물거래의 지렛대
효과 때문에 투기적인 성격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물론 ''선물거래가 리스크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아예 선물이 없는 시장은
더 위험하다''는 표현에 비추어 보면 선물도입이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당초 내년초에 시장을 열기로 했으나 증권시장의 여건이 성숙하고
총선이 끝나 경제가 안정되는 5월3일로 잡았다고 밝혔다.

또 외국인개방은 초기임을 감안해 현물주식의 개방비율에 맞추어 최소한의
수준에서 열었다고 밝혔다.

선물시장을 개방하고나서 미국증권사에 일방적으로 패배했던 일본의 경험에
비추어 최소한의 수업료만 물겠다는 의도다.

지수선물도입은 감독체계에 대한 점검을 요구하고 있다.

우선 불공정행위나 사고에 대비한 감독체계가제대로 갖추어 졌느냐는
점이다.

정부는 종합심리시스템을 개발했다고는 하지만연초에 베어링증권사 파산을
가져왔던 리 닉슨의 파생상품거래도 니케이 주가지수선물거래였음을 감안
하면 미비된 점을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현물시장에 대한 규제완화가 선결돼야 한다.

선물거래는 합리적 예측을 생명으로 하는데 현물주가를 정부가 교란시키는
일이 계속되는한 합리적 선물거래는 아예 불가능하게 된다.

아직도 증안기금과 같은 정부의주가개입장치가 있다는 것은 선물시장발전의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함께 오는 96년7월시행을 목표로 추진중인 금융선물시장과의 관계도
정립돼야 한다.

통화 금리 환율등 다른 금융상품들도 곧 금융선물거래시장이 생기게 되는데
이때 주가만은 계속 현재처럼 현선일체의 원리에 따라 증권거래소에서
운영할지 아니면 선물을 별도의 산업으로 인정해 주가지수를 포함한 별도의
선물시장을 개설할지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이 나와야 한다.

현재로서는 증권거래소의 주가지수선물거래시장은 잠정적인 체계로서
불안한 출발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