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출세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성공은 "뜻을 이룸, 혹은
낮은데서 몸을 일으켜 사회적인 지위를 얻음"으로, 출세는 "입신하여
훌륭하게 됨"이라 풀이하고 있다.

뜻풀이로는 구분이 모호해 대체로 혼용하는 경향도 있으나 뉘앙스 차이는
크다 할수있다.

개인이 소명의식에 따라 노력하여 분야별로 이룩한 업적을 통칭해 성공
이라 한다면 출세는 다분히 세속과 권위를 지향한 결과로 볼수있다.

성공이 마지막 지향점이라면 출세는 과정에 놓인 진행형이라 변수가 동반
된다.

소위 출세한 인사라도 어느날 갑자기 나락으로 떨어지는 예를 우리는 보아
왔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과정의 투명성은 물론 혼을 담은 노력이 요구된다면
출세는 왠지 비릿한 어감이 있다.

또한 성공이 객관적인 검증을 거친 결과라서 사회에 공헌하는 부분이 있는
반면 출세는 개인의 영광에 그치는 수가 많다.

그래서 성공한 인생은 존경의 대상이 되지만 출세란 반드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필자의 판단이라서 개개인의 견해는 얼마든지 다를수
있다.

우리 사회를 보면 소위 출세한 사람은 많아도 성공한 인생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느낌이다.

아마 질곡의 역사를 살아오면서 다양성의 존중보다는 흑백논리가 우선하던
현실, 전래의 입신양명이라는 제한적이고도 사회성이 다소 결여된 개인중심
의 가치관이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건전한 세계관은 고사하고 황금만능
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입신양명"을 추구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다가오는 21세기는 모자이크 시대일 것이다.

현재 우리가 거시적인 울타리 안에서 분야별로 연결되는 사회구조를 살고
있다면 미래는 미시적 세분화가 기능별로 특화되면서 바로 그 모자이크
단위가 모여 거시를 재구성하는 사회를 살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분야별 전문인이 우대받는 수평사회의 도래는 쉽게 상상할수 있어
다양성과 개성의 존중은 물론 출세보다는 분야별 성공이 우위개념으로
자리할 것이다.

가령 성공한 삶이 흔하다는 사실로써 사회발전 정도를 잰다면 지나친 비약
일까.

(한국경제신문 1995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