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해외건설은 국가경제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습니다.

대내적으로는 막대한 외화수입으로 2차례의 석유위기를 극복하는데 크게
기여하는 등 국제수지개선에 큰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많은 인력의 해외진출
로 인한 고용창출및 의식의 국제화에도 일조를 한바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외국선진업체와의 경쟁을 통한 선진기술및 경영관리기법의
습득을 통하여 건설산업의 세계화에 공헌하였으며 많은 국가와 경제협력증진
과 수교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역할외에도 연관산업의 국제화 선도, 어려움이 예견되는
상품수출의 보완, 건설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업체의 국내건설시장 잠식
보전, 진출국의 경제발전 기반조성에 기여하여 우리기업의 현지이미지제고및
진정한 경제협력관계의 구축등의 새로운 역할이 해외건설에 부여될 것입니다.

금년부터 WTO체제가 정식출범하는등 세계경제질서가 재편되어 이에따라
국내외 건설시장이 개방되는등 전례없는 무한경쟁시대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세계건설시장 환경의 변화는 우리의 해외건설산업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풍부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선진외국업체와 저임 노동력을
앞세운 개도국업체의 도전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욱이 갈수록 복잡화.다양화되는 건설발주추세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새로운 경제블록화에 따른 지역주의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건설시장의 개방과 이에따른 각국의 시장진입장벽 폐지는
비교적 국제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외국업체와의 치열한 수주경쟁경험이
있는 우리 해외건설업체계에는 해외진출을 확대할수 있는 호기라고 판단
됩니다.

예를들어 94년 현재 6.8%의 불과한 세계건설시장 개방도는 WTO협정과 정부
조달협정의 진행에 따라서는 최대 20%까지 확대될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해외건설의 최대시장인 동.서남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경제개발과 함께 건설수요 또한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어 우리업체의 진출을
더욱 확대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의 해외건설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기와 기회라는 상반된
상황을 동시에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해외건설에 주어진 새로운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몇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먼저 세계화와 현지화를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과거와 같이 단순도급공사만을 수주하여 단기적인 이익만을 염두에 두던
시절은 지나갔습니다.

현지인 고용, 현지하도급 등의 단계를 벗어나 진출국의 경제개발에 도움을
줄수 있는 인프라 플랜트 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참여를 통해 진정한 동반자로서의 위치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해외투자를 통해 직접 수요를 창출하는 과감한 진출자세도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업체의 기술및 경영능력의 선진화가 필요합니다.

다음으로서는 정부의 역할입니다.

정부는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지원이나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또한
불필요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업계의 해외진출에 있어 여건을 조성하고 각종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각종 외환.해외투자제도의 개선 등을 통해 업계로 하여금 아무런
불편없이 사업을 추진할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정부와 업계의 진정한 현실인식과 뼈를 깎는 자기혁신이
있어야만 우리 해외건설은 21세기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국가전략산업
으로 다시 탄생될수 있을 것입니다.

해외건설산업은 단순한 하드웨어 산업이 아닌, 첨단 소프트웨어가 접목되는
첨단산업이며 외국에 우리의 문화와 혼, 자부심을 심을수 있는 유일한
산업임을 명심하여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여야 할 것입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