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간의 위계질서는 아마도 고교선후배간의 관계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선배는 하느님보다 한끝발 높다"는 농담마저 나올 정도다.

이렇게 끈끈한 선후배간의 모임으로 이루어진 우리들의 모임이 신우회이다.

휘문중고교 신문반출신들의 모임이다.

모교 휘문에서는 중고교 학생신문임에도 불구하고 일찍이 사회일간지와
같은 대판규격의 신문을 발행해왔으며 학생회인 희중회 회장을 만드는
역할, 요즘말로 하자면 킹메이커의 주역을 맡았다고 자부할만큼 막강한
특활반이었다.

선배들은 만날때마다 "그때 복승루(중국집)에서 자장면먹던 일,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밤새 편집을 한답시고 특활실에서 밤샘하던 일"을 반추
하면서 추억의 회고담을 나누며 선후배의 도타운 정을 다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전자 사장으로 있는 이승렬선배는 당시 "군기"를 잡는다고
후배들에게 "빳다치던 일"을 성토받고 "짜샤, 그땐 그렇게 하는게 관례였어"
라는 변명으로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은 우리들께 친형같은 따뜻함을 느끼게
해준다.

고려대의대교수로 재직중인 최종학선배는 아직도 우리들이 그때의 어릴적
후배라도 되는듯 자상한 보살핌을 아끼지 않는다.

신문반 출신인 우리 신우회는 일찍이 안국동 조계사입구의 피크닉다방에서
모임을 갖기시작해 한동안 연락이 끊어졌다가 남기혁선배의 적극적인 연락
으로 다시 활기찬 모임을 갖고 있으며 최근에는 광고업체인 우주사 사장인
윤영진선배의 배려로 윤선배사무실에서 모여 각자 사회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내용을 돌아가며 주제발표형식의 모임을 가졌으며 요즘은 필자의
스튜디오에서 모임을 갖고있다.

휘문 신문반 출신의 면면을 살펴보면 언론계통으로 그대로 이어진
인물로는 고유석(경향) 김병길(울산 경상일보 편집국장) 김대곤
(한국경제신문 뉴스속보부장)선배등이 있다.

정재범선배는 LG상사 말레이시아주재원으로 근무중이고, 전학진선배는
테니스라켓 골프채등의 운동구를 생산및 판매하는 프로케넥스대표로
활약중이고, 민찬영선배는 의약품도매업을, 변용준선배는 한국자동차보험
에서 사회의 역군으로 열심이다.

그리고 안정훈선배는 공군중령으로서 국방부공보관실에서, 김준환선배는
세개섬유이사로서, 양민종선배는 과학교육원장학사로서 이 사회의 구석구석
에서 성실히 일하고있다.

이밖에도 조흥은행의 인사담당차장으로 재직중인 김경식선배, 동국제강
LA지사 이사인 신인호선배등 많은 선후배들이 학창시절 추억담을 나누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