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문 잡지 TV에 외국제품 광고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술 담배 대형자동차등 소비적이고 과시적인 상품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뒤질세라 국내 광고에 세계적인 유명인사들이 모델로 등장한다.

굳이 수식어를 붙일 필요없는 리차드 기어 마가렛 대처 앨빈 토플러 칼
번스타인등이 그들이다.

한국의 구매력이 이 정도로 높아졌는지 한국 상품의 가치가 언제 이 정도
수준까지 왔는지 기업이으로 우문을 갖지 않을수 없다.

올해로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이르렀다.

정부계획대로라면 2010년까지는 4만달러를 넘어서 세계 7위의 부국이 된다
고 한다.

우리의 미래는 청사진이나마 장미빛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중소기업 부도율이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자정시간이 모자란
정도로 먹고 마시는 유흥업소는 흥청대고 해외 관광객이 연중무휴로 공항을
빠져 나간다.

일부 특권층의 초고액 과외비는 그 액수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과외 망국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을 정도다.

서울이 한국의 전부가 아니고 강남이 서울의 전부가 아닌데 우리가 분수를
모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사면초가"인데도 맘편하게 "태평성대"를 노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금 우리 앞에는 시장 개방이란 도도한 물결이 밀려오고 있다.

먹고 입는 것뿐만 아니라 자동차 전자 금유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분야가
위협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외국기업들과 필할수 없는 일전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품질과 서비스면에서 그들 상품과 경쟁에 이길수 있을까.

본질은 접어둔채 과시적 광고만으로 그들을 따돌릴수는 없다.

단기가의 고액과외로 대학에 들어갈수도 없고 설사 들어간다고 해도 근본이
해결되는 것은 아닌것과 같은 이치다.

국민과 기업이 각자 분수를 바로 알고 개방에 대처하는데 지혜와 힘을
모을때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란 옛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