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토병은 원래 어느 일정한 지역에 한정되어 오랜 옛날부터 발생하여
퍼져있는 병이다.

토착전염병 또는 지방병이라고도 불린다.

그 병은 한 지역의 풍토 기후 생물 토양등 자연환경과 그 지역주민의
풍속 습관 인습등이 복잡하게 얽혀서 생긴 특수한 것이다.

풍토병의 감염경로는 다양하다.

사람이나 동물, 음식물이나 음용수를 매개체로 하여 사람에게 옮겨지는게
일반적이다.

그동안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풍토병으로는 음식물이나 음용수를 통해
감염되는 콜레라 이질 장티푸스,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 황열병, 쥐가
전염시키는 페스트등을 들수 있다.

반면에 세계 곳곳에는 우리가 들어 보지도 못한 풍토병들이 많다.

사람과의 접촉으로 전염되는 나이지리아의 라사열과 사이레의 에볼라
출혈열, 진드기가 옮기는 크리미아 남아프리카 이라크의 콩고, 크리나아
출혈열을 비롯 일본 호주의 회귀열과 미국 유럽의 라임병, 파리가 전염
시키는 아프리카의 수면병, 모기가 매개하는 열대.아열대지역의 뎅기열과
남미의 샤가스병등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에 뎅기열(Dengue Fever)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다고
한다.

태국과 캘보리아를 다녀온 여행사들에게서 그 병중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런 특수한 풍토병도 세계가 지구촌화된 오늘날에는 어느 한 지역에만
국한되어 발생하고 확산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한 실례라 할수 있다.

뎅기열의 중요발생지역은 그동안 캄보디아 미얀마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등 동남아와 멕시코 코스타리카 옐삼바도르 온두라스
등 중미 일대였었다.

뎅기열의 병원체는 뎅기열 바이러스로서 주로 낮에 활동하는 아에데스
에집티라는 모기를 매개로 전염된다.

그러한 사실을 밝혀낸 것은 1907년 미국의 세균학자들인 P 아슈반과 C
크레이그의 필리핀 현지조사연구였다.

뎅기열 바이러스는 4~8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급격한 발열 발진 결막충혈
관절통 근육통 백혈구감소등을 일으킨다.

환자들의 거의 대부분은 7~8일 정도가 지나면 회복되나 심한 경우에는
장기출혈을 일으켜 10%의 환자들이 목숨을 잃는다.

감기와 마찬가지로 특효약은 없고 대증료법이 있을뿐이다.

해외여행이 잦아진 우리로서는 여행지의 풍토병들에 대한 예비지식을
사전에 숙지하고 현지에서의 예방에 철저를 기하는 도리밖에 없다.

당국도 이에 관한 홍보책자라도 만들어 여행자들에게 배포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