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엔화약세-달러강세 움직임은 미국과 일본의 무역협상타결
차원을 넘어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자유화 장기계획의 시발점으로
보아야 한다.

지난 8월 미.일간의 자동차협상 타결과 더불어 일본이 취한 조치는
누적된 흑자로 늘어나고 있는 연금및 기금에도 외환표시자산의 보유를
허용하여 달러매입이 늘고 있고 엔고로 약화되는 자동차등 수출제품의
국제경쟁력을 회복하는 달러강세로 반전시켰다.

달러당 100엔대를 넘어선 엔화 약세행진은 오는 11월의 아시아.태평양경제
협력체(APEC) 오사카 정상회담까지 110엔대로 지속될 전망이다.

재할금리 인하후 일본의 시중금리는 1%대로 낮아졌으며 3년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의 회복과 금융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금융개방과
자유화조치를 서두르는 움직임이다.

따라서 한국경제는 지금까지 누려온 엔고 호황이 더이상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과 함께 원화강세의 압력에서 살아남을수 있는 새로운
기업생존 전략이 필요해졌다.

지난 14일 홍콩에서 개최된 APEC 각료회담에서 하시모토 일본 통산상은
작년 보고르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경제자유화 원칙을 이행하는 종합
프로그램이 80% 수준에서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금융개방과 정부공사
발주를 포함한 서비스시장 개방이 이번 오사카 정상회담을 계기로
급진전을 보게될 것임을 밝혔다.

따라서 한국기업은 엔저진행을 지원보다는 경쟁,무역보호보다는
투자유치로 치닫는 아.태 지역에서의 경제자유화 행진으로 이해하고
이에 관한 대응전략을 새롭게 짤 필요가 있다.

첫째 엔고는 우리 경제에 이롭고 원고는 불리하다는 중상주의적 수출
위주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환율변동을 시장상황의 변화로 받아들이는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

경제전체의 효율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물건값 이자율 임금 주가 환율등
모든 가격이 시장의 수급변동 상황을 올바로 반영해야 한다.

수출산업은 원고에 적응할 체질강화에 노력해야 하며 이제는 원고를
이용한 해외 투자기업으로의 전환채비를 갖추어야 한다.

둘째 정부의 가격규제는 물론 생산업체의 진입과 퇴출규제,소비자나
구매자에 대한 정부보조나 지원,차별적 조세부과등 시장기능을 저해하는
정부규제와 정책개입을 자유화목표에 맞추어 하루 빨리 철회할 것을
관련기업이 앞장서 요구해야 한다.

개방된 경제체제에서 자유로운 선택을 할수 없다면 경쟁력을 키울수
없다.

이제는 기업의 경쟁력이 원가절감 노력과 혁신능력에 의해 키워져야지
원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국제경쟁력이 유지되어서는 안된다.

셋째 모든 경제개혁의 시발점은 가격의 시장기능 회복에 있다.

오사카 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은 획기적인 경제자유화조치를
취할 전망이다.

일본의 시장개방은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이다.

한국기업의 일본시장 진출을 위한 채비와 정부의 보다 과감한 경제자유화
개혁이 있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