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같은 취미를 갖거나 함께 일하는 것 만큼 좋은 대화는 없다고들
한다.

그것이 오래되면 오래될 수록 더욱 그런듯하다.

"농협중앙회 부부테니스클럽"은 시작한지 10년도 넘는 사내 테니스 10쌍의
모임인데 필자는 87년초 교습 3개월의 걸음마 수준이던 짝꿍과 함께 가입
하였다.

회는 외원인 아내들이 차례로 맡아 운영하고 남편은 보조역할을 한다.

정기모임은 매월 마지막 일요일이며 아내회원들은 매주 화요일에 별도로
모임을 갖는다 시함때엔 부부관계를 떠나 개별회원의 자격으로 남녀 모두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

부부라고 해서 같은 조를 이루지 않고 언제나 추첨에 의해 당일 경기팀을
짠다.

추첨에 의해서도 부부가 같은 팀이되면 잉꼬부부라고 칭찬하기 보다는
"염치없는 죄?"로 최소한의 벌금을 내야한다.

그러면서도 지방전출로 인해 반강제 독수공방을 하는 경우인 페이스 조절
(?)을 위해 일부러 부부끼리 팀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회원중 누가 승진하여 지방으로 이동이라도 되면 전회원이 객지생활의
위로와 순회시함을 겸한 친선방문을 하고 1년에 한번 정도 함께 휴가를
내거나 연휴를 기해 설악, 양평등의 휴양지 코트를 찾아 우의를 다지기도
한다.

금년초엔 해외 전지훈련까지 다녀왔다.

집안사정까지 모두알아 아이들 결혼 입대 대학진학등의 문제를 자기일처럼
생각하고 혹은 같이 즐거워하고 때론 안타까워 하기도 한다.

회원으로는 모임의 실질적인 리더이자 언니인 이미애여사와 학교일로
자주 짝꿍을 싱글로 만드는 김교은(농협대학장)씨 부부, 부부가 모두 농협
가족이었던 장옥정 신창수(제일시티리스 자금부장)씨 부부, 초대총무였던
김영월 조규진(농민신문사 출판국장)씨 부부, 현 총무인 정증희 양춘웅
(농기계사업단장)씨 부부, 그리고 박금자 이기원(영동군지부장)씨 부부,
김현자 여규동(서울석촌지점장)씨 부부,김낙화 신자철(안양 호계동지점장)
씨부부, 구미영 고영곤(농협대학교수)씨 부부, 박승남 강성채(신유통기획단
팀장)씨 부부, 그리고 이정희와 필자등 10쌍이다.

10년이 놈도록 어느 한집에서도 건강문제로 크게 어려웠던 일이 없는 것은
아마도 규칙적인 운동과 즐거운 대화를 통한 심신단련의 덕분인듯 하다.

계속 좋은 모임을 유지하여 자녀와 이웃에 행복을 전하고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한경 독자 여러분께도 "가능하면 평생 반려자끼리 같은 취미를 가지시길"
권하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9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