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활동이나 각종 학생활동에 엄벙덤벙 휘젖고 다니던 캠퍼스생활,
때로는 학업에 열중했던 학창시절이 그립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그때 그 시절의 멤버가 아직가지 모임을 갖고있는 경우는 흔치 않을게다.

이제 벌써 반백의 모습으로 이십여년전의 대학시절을 돌이켜볼때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들과 함께 싱그러운 청춘의 열기가 세삼스레 가슴을 뛰게한다.

우리 "고대ECS제3기생"은 학창시절의 진취적인 탐구정신을 맥맥히 계승
하여 지금까지 동고동락해오고 있는 끈끈한 우정의 모임이다.

ECS란 고려대학교의 경영대학생들을 주축으로 68년에 조직된 영어 공부
클럽인 English Conversation Sooietv 의 약자이다.

매일의 수업이 끝나면 한 자리에 모여 지도교수님이 배려해 주신, 당시
에는 귀한 녹음기로 영어회화을 익히며 월간지 Digest 를 교대로 번역
발표하는 토론식 독해력 공부를 하였다.

처음 시작은 경영학과 학구파들의 써클정도였으나 점차 확산되어 뜻이
있는 모든 학과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었는데 지금은 전국 대학생들에게
까지 개방되어 매우 활동적인 모임이 되고 있다고 하니 초창기 멤버의
한사람으로써 큰 궁지와 보람을 느낀다.

보다 충실한 발표와 토론을 위해 회원 상호간에 벌였던 선의의 경쟁들과
갖가지 에피소드들은 지금도 즐겁고 흐뭇한 추억이 아닐수 없다.

그 진취적 탐구욕으로 모두들 사회에 나와서는 나름대로 큰 일익을 맡고
있으니 박덕수 새한종금 국제금융부장은 당시 회장으로 지금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CD수집이 천장을 넘는 음악 애호가이기도 하다.

7년간 런던 주재를 마치고 귀국한 필라는 한국 경제신문사가 제정한
93년도 한국 금융인상을 수상한바 있다.

(주)럭키 독일 지사장을 거친 신진철 태광무역 대표는 야심만만한 사업가
로 국제 무대를 뛰고 있으며 현회장으로 수고중이다.

미국 명문 Emory 대학 MBA출신인 여성구 부장은 외환은행 검사부에 재직
중이며 취미인 등산으로 산사나이로 소문나있다.

또한 안필호 증권감독원 시장관리실장은 증권계에서 예리하고 소신있는
업무처리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이규상 우신투자자문 대표이사는 증권사
호텔업무등의 다양한 경력을 쌓은 실업가이다.

골프가 싱글인 조규용 Bank of New york 서울지점장은 미드랜드 은행
지점장을 거친 탄란한 국제금융인이다.

박삼령 외환은행 신설동지점장은 외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을 거쳐서
현재 영어 독어 중국어 일어등 4개국어에 능통하다.

회원들의 각별한 애호로 빠짐없일 지속되는 우리의 모임은 매월 첫번째
월요일 저녁으로 그때는 아무리 바빠도 모두들 참석해서 오랜 우정을 확인
하며 갖가지 회포를 푼다.

또한 동기뿐아니라 재학시 지도교수이셨던 김행권교수님은 물론 선후배들
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니 누구에게나 자랑할만하지 않을수 없다.

우리 ECS회원들의 건승을 앞으로도 길이 기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