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16일 구본무회장 주재로 경인지역 그룹사 임원회의를
소집했다.

<>엔저 <>미국경기 퇴조현상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키 위해서였다.

LG는 이날 회의에서 엔저현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결론을
내고 각 계열사별로 긴급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삼성그룹도 이날 비서실을 통해 연초 엔고추세가 장기화될 것을 전제로
마련했던 "그룹 사업구조개선 5개년계획"을 전면 재조정토록 각 계열사에
시달했다.

이밖에 현대 기아 대우 쌍용등 자동차업체를 비롯,전자.기계.섬유.조선
등 국제 환율변화에 민감한 업종의 기업들도 일제히 "엔저시대 리스트럭처링
(구조재편)"을 겨냥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전자 자동차 기계등 해외시장에서 일본과 맞부딪치는 업종에선
수출단가를 인하하는등 "엔저시대 살아남기"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벌써부터 구체화되고 있다.

재계에선 한편으로 엔저에 따라 일본에 상당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기계부품류등의 수입단가가 낮아지는등 일부 반사이익도 있을 것으로 보는등
"우려반 기대반"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수출시장에서 누렸던 엔고 반사이익이 거꾸로 뒤집히게
된만큼 "우려반"에 더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전자 기계류 등 일본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국제경쟁력이 약한 부문의
업체들은 일부 수출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 반도체 모니터등 경쟁력을
갖춘 제품 위주로 수출품목을 정예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일본 NEC사에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으로 TV를 대량 공급하고 있는
대우전자같은 경우는 엔저로 당장 수출단가를 낮춰야 하는등 직접 영향권에
든 것으로 보고 마케팅전략을 재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조한구TV수출담당 이사는 "최근 1~2년새 일본경기가 침체를
가속화함에 따라 대일수출단가가 20%이상 떨어졌다"며 "그나마 지금까지는
엔고가 추가 단가인하를 상쇄해주는 완충 작용을 했으나 이젠 그런 효과마저
기대할 수 없게돼 일본거래선의 추가 가격인하 요청에 어떻게 대응할지
부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일본에 연간 3천만달러 어치의 니트 스웨터등 의류를 수출하고 있는
신성통상의 박광이사는 "그동안 극도의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 경기가 엔저로
회생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보여 일본내 구매력 증대에 따른 대일수출
기회확대가 기대된다"면서도 "반면 이제 막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엔저 원고추세가 계속된다면 제3국 시장의 중고가제품 존에서
일본을 따라잡으려던 당초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대우중공업 김창호국제금융팀 과장은 "기계업계의 경우는 대일부품의존도가
30~40%에 달하고 있어 엔저현상으로 원가부담이 완화되는등 긍정적
기대효과가 크다"면서도 "반면 동남아 중국 등 일본제품과의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선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일본기업들에 밀려 상당폭의 수출감소가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이와함께 연초의 "슈퍼 엔고기"때 마련한 부품공급선 다변화등
"탈일본전략"이 유야무야되지나 않을까 잔뜩 긴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황재철기획조사부 차장은 "지난 3월 마련한 부품공급선 다변화
노력이 채 효과를 발휘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엔값이 돌연 약세로 돌아서
상황을 종잡기 힘들게 됐다"고 실토하고 "특히 굴삭기 공작기계 등의
동남아및 중국시장내 가격경쟁력이 현저히 약화되고 있어 실태를 긴급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체들은 엔저추세가 지속될 경우 동남아 중남미등에서 재미를
보아온 KD(현지 조립생산)수출에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그동안 완성차업체들은 <>대우가 인도에서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지분을
인수하고 <>현대 쌍용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KD진출을 확대하는등
엔고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려왔다.

백효휘현대자동차 해외영업담당 부사장은 "그동안 엔고를 계기로 가격도
올리고 물량도 확대하는등 저가정책에서 제값받기 정책으로 돌리고서도
해외 마켓셰어를 늘리는 성과를 거둬왔다"며 "일본업체들이 엔저를
가격인하보다는 환율차익에 따른 이윤극대화쪽에 활용할 것으로 일단
예상하고는 있으나 수출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계는 또 연초 엔고장기화를 전제로 환리스크 헤징을 겨냥해 운용했던
선물환거래 전략도 전면 손질하기 시작했다.

환거래를 많이 해온 현대중공업 대우중공업등 조선업체 관계자들은 "이미
엔화값의 등락폭이 커질 것에 대비해 외화자금 운용과 외화결제자금 등을
달러화로 전환시키는 등의 대응책을 추진해왔다"며 "수입과 지출을 달러화로
곧바로 연결(매칭)시키는 방식으로 환리스크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자금담당자들은 "엔저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외화자금의 국내 유입이
가속화돼 원화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수입과 지출을 달러화로
매칭시키는 방법을 계속 유지하면 오히려 환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무역업계는 엔화 약세현상이 지속될 경우 그동안 급증세를 보여온
바이어들의 발길이 뜸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역투자진흥공사 이광기부사장은 "올들어 지난 7월말까지 바이어방문이
44%나 늘어났고 특히 기계류 구매상담은 66%나 증가하는등 엔고 반사이익이
나타났었다"며 "엔저 반전에도 불구하고 수출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기
위해선 엔고때 잡은 해외바이어들을 계속 붙잡을 수 있는 품질 납기 결제 등
측면에서의 경쟁력보완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산업1부>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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