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 사이에 스위스에서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은 올들어 수백억원의
외환평가손실을 보고있다.

스위스프랑화가 달러화에 대해 최근 1년사이 약 20%정도 평가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위스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환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해
환율변동에도 전혀 걱정하지 않는 기업이 있다.

지난해 1월 스위스에서 7천만스위스프랑의 전환사채를 국내 처음
이중통화채형식으로 발행한 삼성전기이다.

이중통화채조건이란 사채를 발행할때 자금을 받는 통화와 상환할때
지급하는 통화가 다른 것으로 사채를 발행할때는 스위스프랑으로 받고
갚을때는 달러로 갚기로 정한 것.

이에따라 달러약세 스위스프랑강세현상이 지속되면서 삼성전기는 현재
외환평가손실은 켜녕 24억원의 평가이익을 얻고있으며 다른 회사와
정반대로 만기에 수백억원의 환차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삼성전기가 이중통화채형식의 전환사채를 과감히 발행한 배경에는
현재 한솔무역 자금담당이사로 있는 오세강 당시 자금부장 스위스
유니온은행 서울사무소의 이찬근소장 그리고 한국측 주간사였던
쌍용투자증권의 김석동부사장(당시전무)와 염종섭이사등이 큰 역할을
했다.

"유럽에 비해 이자율이 낮고 발행비용이 적게드는 스위스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준비를 했지요.

그런데 최근 6년간의 환율을 조사해보니까 원화에 대한 환율의 최대
변동폭이 달러의 경우 35%인데반해 스위스프랑화는 73%에 달했읍니다.
그래서 환리스크를 제거할수있는 조건을 달아 아이디어를 모집했지요"
(오태석이사)

오세강 부장이 내놓은 전환사채발행계획에는 스위스유니온은행(U.B.S)
스위스은행(S.B.C)스위스크레딧은행(C.S)등에서 제안서를 보내왔다.

여러가지 안이 나왔지만 오이사는 스위스유니온은행의 이찬근소장의
안이 가장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채택했다.

"당시 스위스시장에서 일본기업들이 인기를 잃고있는 반면 한국과
대만의 유명기업에 대한 수요가 점증하는 상황이었지요. 따라서 삼성전기
라면 어떠한 조건이라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요.

그래서 이중통화채형식으로 하면서 투자자들이 중도에상환을 요구할수있는
풋옵션도 없애기로 했지요.

투자자입장에서는 상당히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한국의 유명기업이
발행하는 사채라는 점때문에 판매첫날 프리미엄이 24%까지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읍니다. 시장을 정확히 파악한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찬근소장)

삼성전기가 이중통화채형식의 전환사채를 발행한이후 증권업계에는
새삼 환율변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있다.

지난해 3월에는 영원무역 그리고 9월에는 건영이 스위스에서 각각
1천5백만스위스프랑과 2천5백만 스위스프랑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이중통화채형식을 채택했다.

이들이 발행한 전환사채는 달러로 갚기로 하면서 중도에 상환요청이
들어올 경우 상환해야하는 조건(풋옵션)이어서 환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

그러나 스위스프랑으로 상환하는 종전의 전환사채보다는 환위험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초에는 삼성물산이 스위스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발행통화와
상환통화모두를 달러(알파인채권)로 정했으며 지난 6월에는 유공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한후 스위스프랑을 달러로 교환(스왑)할
계획이어서 환위험을 제거하고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환율변동위험이 커지고 있는 만큼 화율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방어할수있는 상품을 계속 개발하고있는 것이다.

85년이후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조달하는 자금의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있다.

환율이나 이자율변동으로부터 오는 위험을 제거할수있는 새로운
자본조달방안이 돋보일수밖에 없는 상환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