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면에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의 공식연구기관인 싱가포르동남아
연구소 (ISEAS)가 싱가포르 영문일간지 비즈니스타임즈와 공동으로 월1회
발행하는 ''지역동향(TRENDS)''특집에 실린 주요기사가 게재됩니다.

본사는 한국 동남아학회(KASEA)와 공동으로 ''지역동향''기사에 대한 국내
독점권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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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엔 < 동남아학회 선임연구원 >
시마다 히로미쓰 < 동남아학회 객원연구원 >

지난 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전세계는 외환시장의 급격한 부침을 경험했다.

특히 엔화와 달러화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지난 85년 달러당 240엔이었던 엔화의 가치는 95년 5월 현재 85엔까지
치솟았다.

엔화가 이처럼 급등하는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장기적인 요인으로는 구조적이고 실질적인 요소들이 있을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투기적이고 통화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선진국 가운데 일본은 GDP대비 3%의 높은 경상흑자를 내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가처분소득의 16%에 이르는 높은 저축률과 계속되는 엔화절상,꺾일 줄
모르는 무역흑자등으로 인해 엔화는 유출보다는 유입의 압도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로인해 엔화의 원활한 국제유통이 저해되고 있다.

각종규제 소매관행 배타적 관세제도등으로 외국 제품의 일본시장 접근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이다.

이같은 무역 장애는 엔화 평가절상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몇가지 외부요인이 있다.

첫째 미국과의 관계이다.

미국은 쌍둥이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시정조치가 그다지 절박한 상황은
아니다.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출삭감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도
어려울 뿐아니라 비용도 많이 든다.

이론적으로 미국의 재할인율 인상은 달러 하락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는 이제 막 회복세로 접어든 경제를 다시 끌어내리는
악영향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

다른 외부요인들로는 엔화가 준비통화와 국제거래에서 아직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대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이 하락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제거래는
대부분 달러화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분위기는 변하고 있다.

많은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최근 엔화 보유고를 늘리고 있다.

그 결과 엔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으며 이에따라 엔화의 가치가 더욱
치솟고 있다.

아시아에 엔화권 경제블록이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엔고가 일본에는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 중앙은행은 재할인율 인하를 단행
했다.

이번 금리인하로인해 일본중앙은행은 다음번 엔고때 조치를 취할수있는
재량범위가 줄어든 셈이 됐다.

현재 금융시장에서의 거래는 실질 거래규모의 10배를 넘고 있다.

투기가 통화 불안정을 야기하고 있다.

일본은 버블경제기간중 미재무부채권을 비롯 채권을 대량매입했으며 외환
표시 자산을 대거 취득했다.

그러나 버블경제가 붕괴되고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부실금융기관과 중소
제조업체들을 필두로 해외자산매각에 대거 나설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엔화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엔고를
부추기는 악순환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달러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투기를 더욱 조장하고 있다.

통화가치와 실질 경제기반사이의 괴리를 설명해줄 만한 이론적 뒷받침은
없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구매력면에 있어서 1달러는 200엔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외환시장의 불안정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협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4월말 열린 선진7개국(G7)회의에서는 기대했던 협조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때 세계외환시장은 당분간 불안정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