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등 금융기관들이 금이가고 있는 신용을 지키기위해 부심하고 있다.

최근 평화은행전지점장등이 커미션수수혐의로 구속되고 서울은행
전 지점장이 고객돈을 횡령해 해외로 도주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데
이어 옥천조폐창의 현찰이 도난당하자 고객들이 "내돈은 안전한가"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지만 금융기관들은 뾰죽한 방법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실제 조폐창현찰도난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15일 은행과 투금사창구에는
"보관해둔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등 유가증권이 안전한가"를
문의하는 전화가 잇달았다.

고객들은 국가가 권위를 걸고 안전을 보장한 조폐창에서 현찰이
도난당한 마당인데 그렇지 않아도 신용에 의심이 가던 금융기관들을
과연 믿을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대해 은행등 금융기관들은 "보관중인 유가증권은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는 만큼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고객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특히 은행들의 경우 "내 통장에 들어있는 예금에 이상이 없는가"를
물어오는 고객들도 상당수여서 이래저래 고민이 가중되고 있다.

이는 제일은행광명지점의 이모과장이 은행돈 4억8천여만원을 빼내
잠적한데 이어 서울은행전지점장이 고객예금중 9억여원을 무단 인출,
해외로 도주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올들어 평화은행과 주택은행직원이 기업체에 대출해준 댓가로
상당액의 커미션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은행전체적인 이미지가 상당히
악화돼있는 상태다.

은행등 금융기관들의 고민은 빛이 바랜 이미지를 개선할 뚜렷한
대책도, 사고를 방지할 뾰죽한 방법도 없다는데 있다.

은행들은 현재 사고예방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는게 사실이다.

상시검사를 실시하는 검사부가 있고 또 각종 비리사건을 전담하는
은행장직속의 감찰반이 있다.

따라서 비리의 단초가 엿보일 경우 이를 사전에 파악해 예방할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충분하다는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각종 금융사고의 원인이 제도의 미비에 있다기보다는 은행원들의
직업윤리결여에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임원은 "최근 사회분위기는 급격히 변화되고 있는 반면
은행원들의 의식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
같다"며 "금이 가고 있는 은행신용을 회복하기위해서라도 직원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은행직원은 "그동안 경쟁심화등으로 근무여건은 악화되고
있는 반면 임금수준은 제자리걸음을 해온데다 은행장들의 잇단 구속으로
은행원들의 사기가 떨어진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원인이야 어쨌든 은행원들 대부분은 계속되는 금융사고로 은행신용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아울러 흔들리는 신용을 확고히 하기위해선 자신들이 정도를 걸여야한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조폐창현찰도난사건처럼 돈관련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금융기관을 싸잡아 의심하는 풍토는 하루빨리 시정돼야한다는게
은행등 금융기관직원들의 주장이기도하다.

<정구학.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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