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원기 < 포항공대 교수 >

GATT 체제에서 WTO(세계무역기구)체제로의 이행은 기술주도의 세계질서가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OECD UNCED APEC WTO 와 같은 국제협력기구와 이에따른 행동규범은 있으나
이것도 따지고 보면 선진기술국 중심의 행동규범으로 표면상으로는 자본
노동력 그리고 서비스의 자유거래를 보장하면서도 기술만은 지적소유권으로
강력히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할 점은 세계기술환경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결과적으로
신기술의 진입장벽이 몰라보게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WTO만 하더라도 특정국가의 규정이 내국인 우대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기술선진국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보호주의장막을 치고 있는
것이다.

국민경제시장 메커니즘의 실종과 경제의 글로벌화는 세계경제구조의 변혁을
가져왔다.

전자 생명공학 신소재산업 항공기 텔레콤 로봇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한 첨단기술산업의 등장은 세계경제구조변혁의 주축을 이루게
됨으로써 첨단 기술산업육성이 국가발전의 중심과제가 된것이다.

첨단기술산업의 특성을 보면 첫째 일렉트로닉스 통신 생명공학제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류화 동질화를 목표한 다양한 계열화와 네트워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 공동연구 기술제휴등 연구개발시스템이 확립되지 않으면
안된다.

둘째 첨단기술산업제품의 수명 단축이다. 반도체의 경우 기술수명은 평균
6개월을 보고 있으므로 기초연구 응용연구 개발연구의 연속적 개발형태는
의미가 없다.

혁신 신제품은 기초연구 단계에서 바로 생산과정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나일론 풀리에틸렌 트랜지스터 등도 인하우스 연구의 특징이다.

셋째로 첨단기술산업은 다른 분야간 경계영역이 없다.

예를 들면 기계기술과 일렉트로닉스의 복합화, 광학과 일렉트로닉스의
복합화 그리고 화확과 생명공학의 복합화 등과 같이 경계 영역이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이 첨단기술산업의 특성상 접근방법에 있어서도 특수한 전략이
요구된다.

프리맨(Freeman)은 이노베이션 전략유형을 공격형 방어형 모방형 의존형
전통형 기회형으로 구분하고 혁신제품을 개발하기 의해서는 공격형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이 전략은 새로운 혁신제품을 개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특정 품목을
선정, 자체연구 위탁연구 전문인력확보 컨설턴트계약 등으로 세계시장을
상대로 유연성과 신속성이 요구되는 두뇌 집약적 특성을 지닌다.

유연성과 신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직이 클 필요는 없다.

PC 분야에서는 애플이 거인 IBM을 넘어뜨린것은 단적인 예라 하겠다.

슘페터는 창조적 파괴를 주장한다.

경제사회의 엔진에 불을 붙이고 엔진을 연동시키는 근본동인은 새롭게
창조된 제품, 새로운 서비스정보, 새로운 생산방식, 새로운 수송수단, 새로운
조직수단, 새로운 조직형태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즉 기존제품의 한계적 변화보다는 신제품의 경쟁력이 중요하다는것을
뜻한다.

이와같이 첨단기술산업은 지식집약적이며 연구집약적 산업이므오 첨단기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연구의 생산력화가 요구된다.

연구의 생산력화라 함은 연구가 창조적이어야 하고 실용화를 전제로 연구를
수행하는것을 뜻한다.

21세기 우리가 목표로 하는 G7국가에의 진입을 위해서는 일부 기술에
대해서만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

스웨덴의 SKF 볼베어링, 스위스의 중전기계 등은 기계와 전자의 복합화로
이루어진 지식산업이다.

나라는 작아도 세계적 선도기술을 보유한 단적인 예라 하겠다.

첨단산업기술 연구는 모방일변도에서의 탈피를 말한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의 상당부분이 앞으로 계속 해외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일부 첨단기술산업에 있어서는 우리의 독자 기술이 보유되면서부터
비로소 우리의 특화산업 분야가 정착되는 동시에 기술자립 체제가 확립되어갈
것이다.

현재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을 보면 생산 및 제조기술은 이제 선진국수준에
거의 근접하고 있으나 첨단 및 원천기술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상태에
있다.

앞으로 이러한 핵심기술을 주축으로 우리의 과학기술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개발의 핵심요소인 연구개발투자 인력 정보의 양과 질이
확충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과학기술 인력의 양성확보나 과학기술정보의 폭넓은 수집 유통, 그리고
다양한 하부구조가 과학기술투자 없이는 불가피하다는 사실은 결국 기술
혁신은 획기적 과학기술투자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기술투자가 기술혁신의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연구목표의 설정, 연구관리의 효율성, 외부적 환경요소의 적절한 선택으로
연구의 능률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창조적인 연구가 되지 못하고, 연구와 발명의 성과가 현실화되지 못하고,
산학협동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연구를 위한 연구로 끝날때 기술혁신을 통한
첨단기술산업의 육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기술혁신의 주체가 정부 기업 그리고 시장이라고 할때 주체간의 메커니즘이
능률적으로 작동되어 연구의 생산력화가 극대화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이야말로 첨단산업기술개발을 위한 공격적 전략을 추진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