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가치있는 것을 나눠주기 위해 제비를 뽑는 관행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구약성서"에는 하느님이 모세에게 이르기를 약속의 땅을 이스라엘 자손들
에게 제비를 뽑아 나눠주라고 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에도 그리스의 영웅들이 트로이왕의 아들인 헥토르와
맞서 싸울 사람을 결정하지 못하자 제비뽑기를 했다는 이야기가 실례 있다.

또 로마의 황제들인 네로나 아우구스투스는 재산이나 노예를 나눠줄때
복표로 추첨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중세말에는 유럽 도시들이 시의 재정개선책으로 복권제도를 도입했다.

국가단위의 복권제도를 확립한 것은 1539년 프랑스왕 프랑스와1세였다.

그뒤를 다라 영국의 엘리자베드1세도 1566년 복권을 발행했다.

그것이 뒷날 런던 수도와 대영박물관의 건설,교회와 학교으 자선사업등의
자금조달에 원용되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복권당첨자들에게는 물품이 상품으로 주어졌다.

지금처럼 당첨자에게 현금이 지급된 것은 1930년 이탈리아의 피렌체지방
에서 발행된 피렌체복권이 그 시초였다.

한국에서는 일제가 1945년7월 태평양전쟁 군수산업자금 조달 명목으로
승찬이라는 복권을 발행했으나 종전과 더불어 무산되었다.

광복 이후 48년런던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지원하고자 47년 12월에
발행된 올림픽후원권이 최초의 근대적 복권이었다.

그뒤 후생복감 애국복권 산업복표 무역박람회복권 주택복권 올림픽복권
경기복권등이 나와 지금까지 모두 8종이나 되었다.

복권은 통계상으로 당첨될 확률이 지극히 적은 것이지만 일획천금의 행운을
거머 잡을수 있다는 인간의 심리적 약점을 이용해 발달되어온 제도인 만큼
세계곳곳에서 날이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복권을 발행하는 나라가 현재 100개에 이르고 있으니 말이다.

그옹안 세계에서 자랑 많은 당첨금을 받은 사람은 미국의 마이크
위코브스키였다.

1984년9월3일 일리조이주 복권독첨에서 4,000만달러(약 320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되었던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번에 30대회사원이 3장의 복권이 한꺼번에 1등과 2등에
당첨되어 국내복권 사상 최고금액인 4억2,500만원을 받은 행운을 안았다
한다.

"사람의 일생을 지배하는 것은 지혜가 아니라 운"이라는 속담이 맞아
떨어진 경우다.

운이란 누구에게나 찾아드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노력을 하지 않고 운만을 쫓는 사회에서 무엇을 기대할수
있겠는가.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