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선점하라"

95서울모터쇼는 미래시장 장악을 노린 승부수의 결전장이다.

현대 HCD-III, 기아 KMX-3, 대우 NO.1..

각업체들이 21세기를 겨냥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비밀병기"이다.

이른바 컨셉트카.

업체별 미래의 모습을 비밀스레 감춰왔던 커튼이 드디어 제껴 올려진
것이다.

국내업체들은 이번에 출품한 컨셉트카를 통해 잠재고객들로부터 기술력을
평가받고 21세기 자동차시장의 판도마저 미리 결정짓겠다는 자세이다.

현대 기아 대우등 대형업체만이 아니다.

쌍룡 아시아 현대정공등의 각오도 만만찮다.

이번에 출품된 컨셉트카는 특히 다목적 레저용차량(SUV)도 많아 외국업체의
공세에 대비한 틈새시장 선점의지도 뚜렷이 엿보이고 있다.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공략의 첨병역할 수행도 이들 컨셉트카의 몫이다.

현대자동차는 HCD-III를 선보였다.

지난 1월 미 디트로이트모터쇼에 첫선을 보인 이 자동차는 HCD-I,II에
이어 개발된 현대의 세번째 컨셉트카이다.

현대의 미국내 디자인연구소연구소인 현대캘리포니아디자인사가 1년여의
연구끝에 독자개발에 성공했다.

스포츠레저 개념을 부각시킨 이 자동차는 4륜구동 컨버터블형으로 2천cc
16밸브 DOHC터보엔진을 탑재했다.

2백40마리의 말이 끄는 것과 같은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

듀얼 에어백, 미끄럼방지제동장치(ABS)는 물론 컴퓨터에 의해 목적지가
자동으로 지도에 표시되는항법기능등이 부가돼 운전의 편의성을 대폭 끌어
올린 점이 특징이다.

노면굴곡이 심한 도로를 운행할 경우 단순조작으로 차체를 10cm 정도 높일
수 있는 기능도 부가됐다.

날렵한 몸매와 떡벌어진 뒷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기아자동차는 KMX-3를 "대표선수"로 내보냈다.

레저용 차량개념을 강조한 2천cc급 4륜구동형 자동차이다.

계기판의 각종 주행정보가 앞유리에 레이저로 표시되는 HUD시스템및
목적지를 안내해주는 GPS항법시스템을 적용했다.

도약하기 위해 잔뜩 웅크린 작은 야수와 같은 디자인이 돋보인다.

대우자동차는 물량공세로 전시장을 휘어잡고 있다.

NO.1, 부크레인, DACC-2등 3종류를 내놨다.

지난해 영국 버밍험모터쇼에 첫출품된 NO.1은 2인승 스포츠타입의
컨버터블승용차이다.

1천6백cc DOHC 16밸브엔진을 장착, 1백20마력의 힘을 낼수 있다.

5개의 스위치로 완전한 오픈카가 되는 파워루프, 파워윈도시스템을 채택
했다.

뒷좌석부분에는 실내에서 이용할수 있는 간이트렁크를 설치해 실용성을
높였다.

부크레인은 4인승 스포츠타입의 쿠페로 3천2백cc 6기통 DOHC엔진을 장착,
2백40마력의 힘을 자랑한다.

돌출부분이 없는 날렵한 몸체로 유연성과 역동성을 최대한 살렸다.

도어와 윈도를 분리해 창문을 날개방식으로 여닫게 설계했으며 시계를
최대한 넓힌 것이 특징이다.

이탈리아의 디자인업체인 이탈디자인과 함께 개발했다.

DACC-2는 그리스 원형극장의 공간개념에서 착안해 뒷좌석을 앞좌석보다
높게 설계했다.

앞뒤 승차자의 시야를 최대한 넓혔다.

차체는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을 적용해 견고함과 비틀림강도를
높였으며 경량화의 이점도 최대한 살렸다.

쌍용자동차도 솔로III, CRS, CCR-1등 3종류를 내세우고 있다.

솔로 는자회사인 영국 팬더사의 축적된 노하우가 발현된 후륜구동의 정통
스포츠카.

3천2백cc DOHC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시속 2백54km를 낼수 있으며 시속 1백km 가속시간이 5.7초로 순간
가속성능이 탁월하다.

견고하고 가벼운 알미늄소재의 위시본을 채용해 경량화와 함께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CRS는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세련미가 이상적으로 조화된 3천2백cc
4인승 컨버터블 승용차이다.

전체적으로 볼륨감을 강조했으며 고속주행이나 노면굴곡이 심한 도로에서
뛰어난 주행안정성을 발휘하는 점이 특징이다.

CCR-1은 전기자동차이다.

1회충전으로 2백km를 달릴수 있는 DCM-24배터리를 한국전지와 공동으로
개발해 장착했다.

최대속도는 시속 1백20km이다.

아시아자동차는 네오마티나를 내세우고 있다.

네오마티나는 2천5백cc 디젤엔진을 탑재한 4륜구동의 5-8인승 다목적
레저용차량.

지프의 안전성과 승용차의 승차감 그리고 넓은 공간의 세가지 장점을 집약
했다.

강하고 거친 이미지가 부각됐다.

이밖에 현대정공은 HRV-21로 눈길을 끌고 있다.

HRV-21은 다목적레저용차량 전문업체로의 도약을 위한 첫번째 작품.

3천cc급 V6 MPI엔진을 탑재했다.

일본의 자동차스타일링 전문용역업체인 스튜디오UST와 공동개발했다.

"모든 지형에의 웅장한 여행자"란 주제에 걸맞게 근육질이면서도 공기역학
을 감안해 설계한 날렵한 몸매가 특히 빼어나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