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증 기업어음(CP)거래가 30대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상화되고 있다.

17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덕산그룹 부도를 계기로 투금사들이 지난달
말 기업어음에 대해 무보증 원칙을 지키기로 결정하면서 은행 투자신탁회사
등이 한때 무보증 CP매입을 기피했으나 최근들어 30대 대기업과 신용도가
높은 30대외 일부 중견기업들의 무보증 기업어음을 사고 있다.

최근 회사채 유통수익률이 다시 연15% 아래로 떨어지자 은행이나 투신사들
이 신탁자금 단기운용차원에서 무보증 기업어음 매입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무보증 원칙결정이후 감소세를 보이던 투금업계의 기업어음 할인
잔액이 지난 12일 현재 40조8백27억원을 기록,전월대비 1천13억원및 전주대
비 2천9백33억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대다수 중견기업들의 무보증 기업어음은 기관투자가들에게 중개되
지 않아 이들 기업이 자금조달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 중앙 신한 동아투자금융등 투금사들은 이들 30대외 중견기업의 기업
어음을 자금운용차원에서 자체매입하거나 개인고객들에게 보증을 전제로 팔
고 있다.

투금사들은 "기관들에게는 기업어음 무보증 원칙을 고수하고 있으나 개인
예금주들은 기업어음을 일반 예금상품으로 알고 있는데다 발행기업의 부도
시 지급하라는 법원판례도 굳어있어 사실상 보증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30대외 중견기업들의 기업어음 할인금리는 연 14.8%대로 30대대기업
의 연 14.4%보다 0.4%포인트 높게 형성되고 있다.

투금사들이 관행적으로 보증을 해주던 때의 30대 대기업과 30대외 중견기
업간의 기업어음 할인금리 차는 0.1~0.2%포인트였으나 무보증 원칙결정이후
이같은 금리간격이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소재 투금사들은 "지난해 기업어음 무보증 원칙결의 때는 당국의 지
시에 따랐기 때문에 2달뒤 흐지부지됐지만 이번에는 덕산그룹 부도를 계기
로 투금사들이 자진결의했기 때문에 원칙으로 굳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함께 자금난에 시달리는 지방투금사들은 서울소재 투금사나 종금사와
달리 중개되는 모든 기업어음에 대해 계속 관행적으로 지급보증을 해주고
있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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