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열 < 한국금융선물협회 부회장 >

파생상품거래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베어링사 파산과 같은 불상사가
자주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선물거래소는 선진국형 경제구조내에
필요불가결한 사회간접자본의 하나로 인정되고 있다.

이는 선물거래소에서 상품의 미래가격이 발견되고 그 미래가격을
참고로 해서 공급과 수요가 사전에 조절되어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폭락 때문에 생산자가 파산할수 있는 불행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아울러 선물거래소에서는 농축산물,비철금속,이자율,환율,주식가격의
폭등과 폭락때문에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입을수 있는 금전적
손해를 타인에게 전가시키는 헤징도 이루어진다.

때문에 자본주의적 선진국의 문턱을 넘고 있는 우리는 선물거래소의
설립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도 국제 규모의 선물거래소를 설립해서 이 거래소가 한국을
뉴욕 시카고 런던 프랑크푸르트 파리 홍콩 싱가포르 시드니 도쿄등과
대등한 지구촌의 금융센터로 떠오르도록 발판 역할을 하게 하려는
것이다.

선물거래소는 위험을 싫어하는 헤저들과 위험을 좋아하는 투기꾼들이
엄정한 규칙에 따라 각자 자기가 추구하는 목표를 향해 공정한 게임을
하는 장소이다.

우리는 생리적으로 투기라는 단어에 혐오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투기꾼이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한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볼때 앞으로 수출품의 신용장을 네고할 시점의
원화의 대 외화환율을 알지 못하면서 수출신용장을 받는 수출업자,양파가격
이 얼마로 형성될지를 모르면서 양파를 농사짓는 농부,원자재가격이
얼마가 될지 알지 못하면서 생산계획을 세우는 생산자,엔화가치가
어떻게 변할지 알지 못하고 엔화차관을 도입해서 이자상환을 열심히
해도 원리금의 합계는 계속 늘어가는 차관도입자들은 모두 투기자라고
불러도 별로 하자가 없을 것이다.

선물거래에는 분명히 투기적인 측면이 많다.

그렇다고 선물을 전혀 외면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것도 앞에서 말한것처럼
투기적이다.

실물거래의 투기인것이다.

다행히 증권거래소에서 여러해동안 많은 투자와 노력을 경주해서
KOSPI 200의 주가지수선물의 모의거래를 시작했다.

증권거래소가 많은 투자를 해서 선물거래의 유용성을 홍보해 온
것도 바람직한 현상이다.

아직 관계법규가 정비되지 않아 선물거래소를 출범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 재경원에서 마련하고 있는 선물거래법이 국회에서 통과될때
1년이내에 가장 발달된 시스템을 이용해서 누구나 헤징을 하고 투기도
할수 있는 국제적 선물거래소를 가동시킬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KOSPI 200 주가지수선물의 출범에만 매달려온 증권회사들도
이제는 외환 이자율 KOSPI 200과는 다른 또 하나의 주가지수가
상장 거래될 선물거래소의 조속한 출범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새로운 선물거래소에서는 기관투자가들 만을 위한 거래소가 아니고
투기목적의 거래참여자들도 엄격한 규칙하에서 그들의 투자능력을
충분히 발휘할수 있는 장치가 마련될 것이다.

선물거래의 원론에 충실한 거래소로 발전하기 위해서다.

투기거래자가 없는 헤저만의 선물거래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는 물론 투기자,헤징을 목표로 하는 개인투자자 모두가
참가해서 우리경제가 선진국으로 실질적으로 도약하는데 일조를
할 선물거래소가 이땅에 조속히 생겨야 한다.

우리경제가 착실한 국제경쟁력을 갖도록 증권관련업체 수출업자
수입업자 제조업자 모두의 노력이 있어야 할 때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