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환율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사가 된 경우도 없었다.

그러나 엔화 강세와 달러화의 약세로 대표되는 환율문제는 그 연원이 꽤
오래되었다.

계속 커져만 가던 무역적자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미국은 85년 이를 해소
하기 위해 선진 5개국에 환시개입을 통해 달러화의 약세를 유도해 주도록
요청하게 되고 그때부터 달러화는 지금까지 거의 지속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당시 미국은 달러화의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의 수출은 증가하고 수입은
감소함으로써 무역수지가 차츰 개선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효과는 2~3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고 이를 해명하기
위해 이른바 J커브효과(J-curve effects)라는 이론이 등장한다.

J커브 효과란 환율이 변동하더라도 수출 수입의 수량변동은 가격의 변동
보다 느리게 나타나므로 무역수지가 처음에는 오히려 악화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개선된다는 내용이다.

예를들어 일본으로 부터 미국에 수입되는 물건의 경우 엔화가 강세를
보여 미국내 판매가격이 올라도 수량변동이 가격변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으면 같은 수입물량에 대해 더 높은 값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무역수지
가 오히려 악화되고 시간이 지나 수량변동이 이루어져야 무역수지가 개선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로축을 국제수지, 가로축을 시간으로 하는 평면에 시간의 경과에
따른 국제수지의 개선상태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처음에는 아래쪽(국제수지
악화)으로 움직이다가 점차 위쪽(국제수지 개선)으로 향하게 되고 이 모양이
마치 영문자의 J자와 유사하다하여 이를 J커브효과라고 부르게 되었다.

문제는 환율변동의 초기에 국제수지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역설적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J커브 효과가 그 이후의 상황 역시 적절히 해명해
주지 못하는데 있다.

엔화가 10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였지만 미국의 무역수지가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환율문제는 무역수지를 개선하려는 미국의 입장과
국제환시장의 외환투기등 여러 변수들이 맞물려 빚어낸 일종의 파워게임
양상으로 파악하는 것이 옳은지도 모르겠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