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선물상품은 의외로 작은 거래소에서 탄생했다.

경쟁속의 생존전략의 결과였다.

지난 82년2월 미미주리주에 위치한 캔사스시티상품거래소(KCBT)가 주가
지수를 이용한 선물상품을 도입한 것이 효시였다.

70년대 초반부터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시카고상품거래소(CBOT)등이
주요국의 통화나 금리를 대상으로 한 금융선물상품을 개발하자 이에 대한
적응전략의 결과였다.

KCBT는 1977년 신상품개발위원회를 구성, 당시의 주식투자인구(3,000만명)
나 싯가총액규모(1조5천억달러)및 주가변동의 심화등으로 주가지수를 선물
거래의 대상으로 도입하는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처음에는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를 선물거래대상지수로 사용하려 했으나
다우존스사의 반대에 부딪쳤다.

스탠다드 앤 푸어즈사의 S&P500지수를 차선책으로 도입하려 했으나 이미
다른 대형거래소와 교섭이 진행중인 상태였다.

결국 KCBT가 채택한 대상지수는 아놀드 버나드의 밸류라인 종합지수였다.

대상지수가 결정됐지만 감독관청의 관할권문제가 부각됐다.

선물상품이라는 이유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주식에서 파생된
상품이라는 이유로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관할권을 주장한 것이다.

1981년 양쪽기관의 의장이 선물거래관할권에 관한 합의에 이르렀다.

주가지수선물은 상품거래로 편입시키고 주가지수옵션은 증권거래로 포함
시킨 것이다.

이로써 KCBT는 이듬해 주가지수선물상품을 상장시킬 수있었다.

KCBT이후 주가지수선물을 기초로 하는 상품과 취급거래소는 빠르게
늘어났다.

두달후 CME가 S&P500지수의 단독사용권을 인정받아 선물거래를 시작했고
다시 한달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자회사인 뉴욕선물거래소(NYFE)에서도
NYSE종합주가지수를 대상으로 선물거래에 들어갔다.

영국의 주가지수선물은 탄생에서부터 미국과 약간의 성격차이를 보였다.

즉 상품거래소나 증권거래소가 아닌 금융기관에서 금융.증권관련 선물시장
개설을 추진했다.

런던국제금융선물거래소(LIFFE)가 문을 연 것은 1984년이있다.

시장관리도 현물과 선물을 동일한 법률(금융서비스법)에 의해 하나의 감독
기관(증권투자위원회)이 규제하도록 했다.

LIFFE에서 취급한 주가지수선물상품은 FT-SE100(파이낸셜타임즈사와 증권
거래소에서 산출)이었다.

이후 호주 브라질 홍콩 뉴질랜드 캐나다등은 미국식을 본따 상품거래소에서
주가지수선물거래를 취급하기 시작했고 싱가포르 스웨덴등은 영국식으로
금융선물거래소가 취급하게 했다.

미.영방식의 두가지 흐름은 1987년10월의 블랙먼데이를 계기로 변화하게
된다.

주식가격의 대폭락이 있고 나서부터는 주식 주가지수선물과 주가지수옵션은
각각 분리된 상품이나 시장이 아니라 유기적인 하나의 상품.시장이란 인식이
자리잡게 됐다.

블랙먼데이는 무역과 재정의 쌍둥이적자및 주가의 버블현상에 대한 위기감
금리인상등의 요인은 물론 주식 주가지수선물및 옵션시장을 유기적으로
관리하지 못함으로써 일어난 일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가지수선물및 옵션은 주식가격을 기초로 형성됐고 증권회사등 투자자들도
3가지상품를 연계해서 투자되고 있음이 감안돼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미국SEC에서는 이를 계기로 선물거래도 증권거래로 보고 자신들이 통합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FTC에서는 그러나 감독기관의 통합은 반대하지만 감독기관 상호간에
협조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했다.

우선 보완책으로 3개시장간의 통일된 거래중단제도(Circuit Breaker)도입,
시장간 정보전달체제구축, 선물거래증거금의 상향조정, 통합된 결제시스템,
연준리(FRB)의 통일규제등이 도입됐다.

세계적인 추세도 증권거래소가 주가지수선물을 취급하는 쪽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덴마크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칠레등 블랙먼데이이후 주가
지수선물을 도입한 나라는 대개 증권거래소에서 취급하도록 했다.

유니버셜뱅킹제도를 채택한 프랑스 네덜랜드 독일등은 기존의 금융선물
거래소에서 취급한다.

상품거래소에서 주가지수선물상품을 상장시키고 있는 나라는 핀란드와
남아공뿐이다.

주가지수선물거래의 현황을 들여다보면 전체주식시장이나 금융선물상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는 볼 수 없다.

93년말현재 주가지수선물은 22개국, 25개거래소에 36개 주가지수선물상품이
상장.거래되고 있다.

미국시장이 가장 커 세계전체거래량의 20%가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스페인 일본 브라질등이 전체중 10%가 넘는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

상품중에는 CME에 상장된 S&P500지수, 스페인의 IBEX, 오사카증권거래소의
닛케이평균지수선물등의 거래량이 많다.

선물상품별 거래비중을 보면 미국의 경우 금리선물이 51%를 차지하고
농산물 17%, 에너지 14%, 통화 9%, 비철금속 5%등이며 주가지수선물은 4%에
지나지 않는다.

영국의 LIFFE의 경우도 96%가 금리관련선물거래이며 주가지수선물은 4%에
불과하다.

런던금속거래소(LME)나 국제석유거래소(IPE)등의 원자재관련 선물거래를
감안하면 주가지수선물거래의 비중은 더 줄어들게 된다.

일본은 금리선물이 37%, 농산물이 36%이며 금속등 원자재가 16%, 주가지수
선물은 10%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이들국가에서는 선물거래의 개념이 일찍부터 발달했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홍콩 남아공 네덜란드등은 선물거래중 90%이상이 주가지수선물거래에 해당
된다.

세계시장에서는 선물거래중 92년 8.74%, 93년 8.07%를 차지해, 그 비중이
미미한 편이다.

주가지수선물거래는 그러나 거래대금이 크기 때문에 금융시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

미국의 경우 CME의 주가지수선물거래는 NYSE의 주식거래보다 금액면에서
1.2배로 큰 편이다.

또 OSE의 닛케이주가선물의 연간거래대금은 도쿄증권거래소의 주식거래대금
과 비교할때 지난91년에는 4.8배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 박재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