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원 < 삼성경제연구소 금융증권실장 >

[[[ 금융제도의 세계화 ]]]


금융제도의 세계화란 사람에 따라 여러가지 정의가 있을수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정의할수 있겠다.

첫째 그 제도가 금융기능을 수행하는데 있어 효율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와 견줄 만하며 둘째 개방의 정도가 높아 전세계 자본의 유출입이
자유로우며 셋째 그 제도의 산물인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인재와 수익의
질면에서 세계적인 선진금융기관들과 대등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경쟁력 연구로 유명한 스위스의 IMD가 재작년 발표한 "세계
주요국별 경쟁력 비교분석"에 의하면 선진국은 차치하고 신흥공업국중
우리나라의 금융분야 순위는 10위로서 말레이시아나 대만에도 크게 못미치는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이는 자본시장 금유서비스 자본의 유출입 은행의 경영자율성등 금융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서 세계적 수준에 비해 우리나라의 금융
부문이 얼마나 낙후되었나는 잘 보여준 예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60년대 이후 부족한 자금을 기간산업에 최우선적으로
배분하기 위하여 정부가 금융제도를 주도하는 소위 "관치금융"이 계속돼옴에
따라 상대적으로 금융부문의 발전이 더디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는 경제규모가 성장하고 만성적인 자금과수요
현상이 완화되면서 금융의 자금공급 기능뿐 아니라 효율성도 중시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고금리 상황등 한국에서의 금융사업 기회를 중시하기 시작한 미국등
금융선진국들로부터 금융개방 압력을 받기 시작하였다.

정부는 이를 수용하여 "제3단계 금융자율화및 개방화계획"이라는 정책안을
만들고 이를 근간으로 하여 93년부터 본격적인 외환및 자본자유화와 금융
산업의 개방작업에 착수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정부는 금융전반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개방에 대비할
목적으로 새정부 출범이후 발표한 신경제 5개년 계획속에 금융개혁부문을
포함시켜 금융산업의 개편을 포함한 금유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그 기본방향은 첫째 관치금융을 풀고 금리자유화등을 실시하여 자율경영의
유도아 금융기관간 경쟁을 촉진하며 이를 통하여 이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둘째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신용정책등의 금융인프라를 정비하고 셋째
금융의 세계적인 조류인 종합금융화등을 반영하여 금융구조를 개편하는
것이다.

그러나 종합금융화를 달성하는 방법으로서 전세계적인 선진금융 그룹들의
대부분이 선택하고 있는 지주회사 방식 대신에 자회사 방식을 규정하고
있는등 정부의 금융개혁안은 원래부터 미흡한 면이 있는데다 "은행 주인
찾아주기"처럼 시행과정에서 원래 의도와는 달라지는 경우도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앞에 언급된 개방계획과 이금융개혁이 계획대로 수행되면 우리
금융제도의 모습은 크게 자유화 국제화되고 그 수준도 효율이나 경쟁력
면에서 세계수준에 바짝 다가설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올해 WTO체제의 출범및 내녀년도 OECD 가입등으로 개방계획과
이에 대응하는 금융개혁도 원래 일정보다 앞다겨지는 추세여서 이는 예상
보다도 빨리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같이 주로 정부의 정책에 의해 우리 금융의 선진화.세계화가 추진되고
있으나 금융산업의 세계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그 주체인 금유기관들
자체의 노력도 필요하다.

개방및 경쟁력화라는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고효율.저비용 경영을
추구해야 하는 한편 전세계를 무대로 뛸수 있는 금융전문인력 육성과 첨단
시스템구추 등을 통하여 선진금유기관들과 당당히 겨룰수 있는 힘을 속히
배양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