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그룹 계열사인 충북투자금융에 대한 정부의 전면 업무정지명령으로
예금인출이 동결되자 예금자들이 항의에 나서는등 금융계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신용관리기금은 2일 관리단을 파견, 재산실사작업에 착수했다.

투금사로는 처음으로 전면 업무정지명령이 내려진 충북투금이 파산이냐,
아니면 회생인가의 갈림길에 서있는 모습이다.

<>.충북투금에 대한 업무정지명령이 알려지자 70여명의 기관및 개인예금자
들이 몰려와 예금인출을 요구하며 항의.

청주본사에는 50여명의 예금주들이 이른아침부터 객장에 몰려와 "예금
즉시지불"을 요구하자 관리인단이 이들에게 상황설명을 하며 설득하는 등
진땀을 빼기도.

28일 예금인출을 요구하다가 2일까지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돌아갔던
이들은 "사전예고도 없이 이럴수 있느냐"며 "예금주보호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

서울사무소에도 한국청소년연맹 의료보험연합회 모상호신용금고등
기관예금주와 개인예금주들이 속속 몰려와 상황파악에 분주한 모습.

이날 5살박이 아들을 데리고 서울사무소를 찾은 주부 박미숙씨(37.서울
도봉구 도봉동)는 "집을 팔아 중도금 7천만원을 예금해놨다"며 "오는
18일에 새로 이사갈 집에 전세금을 내야하는데 큰일"이라며 망연자실.

한 상호신용금고 관계자는 "가뜩이나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예금
인출을 못하니 다른 자금을 끌어들여야할 판"이라며 근심스런 표정.

10억원의 예금의 인출을 요구한 또다른 기관관계자는 "업무정지의
법적근거가 있느냐"고 따지며 "기관이 예치한 돈이 대부분 기일이
정해져 있는 돈있데 당장 쓰지는 못하더라도 회수가능여부를 알려달라"며
항의성 질문공세를 펴기도.

이에대해 관리인단은 일일이 재경원의 명령서를 배포하며 고객들의
질문에 답변하느라 진땀.

어쨋거나 충북투금의 업무정지로 예금주들의 급전확보가 어렵게 돼
업무정지기간중 충청지역과 서울지역에 미칠 경제적 충격이 매우 커질듯.

<>.신용관리기금은 1일밤 재경원의 충북투금관리명령이 결정되자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13명의 관리인단을 구성, 2일새벽 이들을 청주
본사와 각사무소에 파견.

이들은 방한열 충북투금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5명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가 내려짐에 따라 충북투금의 회생가능성을 가리기 위한 실사에
본격 착수.

관리인인 신용관리기금의 이상근이사장은 "이환구전무를 실무총책으로
청주본사에 파견했으며 본사에 5명, 서울사무소에 3명, 충주.제천사무소에
각각2명등 모두13명의 직원을 보냈다"고 설명.

실무총책을 맡은 이전무는 "관리인단은 우선 현물및 증서.인장을 확인한후
이를 봉인해 특별보관한후 고객들에 대한 설득및진정에 주력할것"이라고.

또 "고객들의 예금인출요구가 안정되면 한도초과대출 근거없는 부외거래
등 채무 채권의 부실정도를 파악해 정확한 재산상황실사작업을 벌인뒤
경영악화요인까지 분석, 재경원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용관리기금은 28일 사실상 부도를 낸 충북투금에 대해 2일
긴급운영위원회를 열고 81억원의 긴급지원자금을 대출해줄 예정.

2일 이상근신용관리기금이사장은 "28일 부도분에 대해 채권자들에게
연기가능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액수가 문제일뿐 충북투금에 대한
긴급지원자금은 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문에 관리인단으로 파견된 신용관리기금직원들은 이같은 지침을
전달받지못해 한때 혼란을 겪기도.

이날 오전 서울신탁은행관계자가 충북투금서울사무소로 전화를 걸어 28일
만기어음의 결제가능여부를 묻자 관리인단은 "업무정지명령이 내려졌는데
결제할수 없지 않느냐"며 모호하게 답변.

그러나 신용관리기금측이 운영위원회를 열고 28일 결제분을 긴급자금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 전해지자 서울신탁은행건은 일단락.

이는 파견된 직원들이 28일 부도분에 대한 처리과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탓에 빚어진 일.

<>.신용관리기금의 재산실사결과에 따라 충북투금의 향방은 크게 <>자체
정상화 <>제3자인수 <>파산등 3가지.

그러나 충북투금의 부실채권이 전체여신의 40%를 넘는 1천5백억원규모에
이르고 부외거래로 드러나지 않은 부실채권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돼
실사결과 충북투금의 자체회생가능성은 거의 없을 듯.

현재로선 신용관리기금이 81억원의 긴급지원자금 대출을 결정한 이상
제3자인수가 가장 유력한 상태.

신용관리기금의 한관계자는 "재산실사후 제3자가 인수하도록 하되
인수자가 나서지 않을 경우 신용관리기금이 인수, 경영정상화를 이룬
뒤에 매각할것"이라고 전언.

그러나 실사결과 파산절차가 불가피한 최악의 경우로 드러나면 예금자
1인당1천만원씩의 보전금을 지급한후 청산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도 있다.

<>.재산실사에 착수한 신용관리기금측은 우선 충북투금의 최종부도를
막기위해 81억원의 긴급지원자금을 대출.

이는 28일 사실상 1차부도를 냈던 충북투금이 2일까지 부도액을 결제하지
못할 경우 최종 부도처리되기 때문.

신용관리기금은 이를 위해 운영위원회를 소집, 2일 저녁에야 긴급지원
자금을 충북투금에 지원했다.

이상근이사장은 "지난달28일 충북투금이 요청한 81억원을 중개사를
통해 지원하려했으나 대한투금등 중개사들이 콜브리지를 거부해 결국
사실상 1차부도가 났다"며 "28일 부도분을 막지 않으면 적색거래업체로
분류되므로 예금자보호차원에서 긴급자금지원을 결정했다"고 발표.

이로써 충북투금은 최종부도를 면해 제3자에게로 넘겨질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확보한 셈.

신용관리기금의 충북투금에 대한 지원은 지난달 27일 대한투금이 중개한
콜브리지 31억원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충북투금은 1일 새벽 서울신탁은행으로부터 타입대를 끌어 1차부도를
막으려했으나 결국 실패해 이번 긴급자금으로 급한 불을 끈셈.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