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을 강요받던 시대에서 선택을 하는 시대로" 요즘 보험시장의 변화를
표현한 말이다.

그동안 보험설계사로부터 보험가입을 강요받다시피했던 보험가입패턴이
고객들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 좌우되는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라는
얘기다.

한국푸르덴셜생명 라이프프래너 이병찬씨. 대기업계열 광고대행사에서
부장직을 버리고 보험영업일선에 뛰어든지 반년남짓. 그는 이제 일주일에
3건이상의 신계약을 유치하는 중견보험세일즈맨으로 변신했다.

이씨가 취급하는 상품은 순수보장성상품인 종신보험 단한가지다.

어떤 원인이든지 계약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최근 한의사인 S모씨는 매월 58만원을 내고 보장금액 5억원짜리
이보험을 들었다.

이상품을 든 이유는 본인이 사망했을 때 상속재산을 받을 자식에게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 주기 위한 것.

이같은 고액계약을 선호하는 계층은 의사 변호사 사업가등 재산이 많은
고소득층. 그러나 일반샐러리맨들도 이같은 보장성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은행원인 김모씨는 사망시 8천만원을 보장하고 만55세까진 월60만원의
유족생활자금을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한 보험에 들었다.

봉급생활자로선 적지않은 월11만7천원을 내는 이상품은 재해사고로
인한 사망시에는 기본보장이외에 1억원을 추가지급하는 것으로 특징이다.

이처럼 비교적 많은 돈을 부담하는 보장성보험 영업은 그동안 국내
보험사들이 주력해온 저축성이 강한 금융형상품영업과는 정반대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또 원금을 되돌려받기을 원하는 우리국민성향상 그동안 불모지대로
인식돼온 보장성보험을 바라보는 고객들의 시각이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삼성 대한 교보등 대형생보사들이 중장기 보장성상품이 보험본연의
시장이라고 강조하면서 이시장개척에 적극 나서는 것도 이같은 고객들의
가입성향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하다.

이에따라 보험사들이 앞다퉈 내놓은 신상품들의 성격도 크게 바뀌고
있다.

교육보험쪽 변화는 그대표적인 사례이다.

태평양생명은 기존의 학자금 지급에다 <>컴퓨터구입자금 <>학원비등
사교육비에 쓸수 있는 탐구생활비 <>배낭여행비등을 추가 보장하는
아가사랑교육보험을 개발,시판중이다.

한일생명도 자연학습자금과 해외여행자금을 보장하는 미래로교육보험과
해외유학자금을 지급하는 세계로교육보험등을 내놓았다.

제일생명의 신세대 보장보험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생활패턴과 의식이
변한 점에 착안해 휴일과 례져활동중 위험을 중점보장하는 상품이다.

한장의 보험증권으로 부부가 함께 각종 재해나 암등 질병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고객의 편의도 고려했다.

특히 휴일 레져활동이 크게 늘어나고 교통사고등 재해에 대한 위험도
높아지면서 보험료부담이 저렴하면서 이부문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아생명의 나이스데이보장보험 대신생명의 나들이보장보험 신한생명의
한마음보장보험등이 여기에 속한다.

남.여 성별로 보장내용을 달리하는 성차별화상품이 나오는등 최근
보험상품 개발패턴이 계층별 특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생명이 남성전용의 에이스암보험과 여성고객을 겨냥한 레이디암보험을
개발,시판중에 있으며 한덕생명은 직장인의 과로사를 중점보장하는
보장성상품을 내놓았다.

지난해 세제적격 개인연금의 시판은 국내보험시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

가장으로서 배우자와 자식을 위한 생활보장개념이 아닌 자기자신과
배우자의 노후생활을 위한 장기저축수단이 필요하며 이수단으로
연금이 적합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켜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 연금시장에 처음으로 동참한 손해보험사들도 장기보험시장의
성장잠재력을 다시한번 확인하면서 자동차보험계약자등 기존 고객의
보험니드에 부합되는 새상품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망시장으로 떠오르는 배상책임보험도 관심대상중 하나이다.

산업재해 교통재해등 일상생활중 각종 위험에 노출되는 동시에 소비자
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는등 소비자보호시대가 성큼 다가서고 있어 향후
배상책임보험시장의 성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시장이 보험사위주에서 고객위주로 급격히 바뀌고 있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