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도 "백화점식 세일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일기간"동안 가입하는 고객에겐 혜택을 주는 상품이 줄을 잇고 있다.

금리를 더 얹어주거나 불입금을 깎아주는게 그것이다.

조흥은행은 27일 "사은보너스예금"을 내놓았다.

이로써 "세일상품"을 팔고 있는 은행은 상업 한미 보람은행에 이어 4개로
늘어났다.

평화은행과 국민은행등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비슷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일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고수익이라는 점.

조흥은행이 이날 내놓은 "사은보너스예금"이 대표적이다.

사은보너스예금은 연12.0%의 확정금리를 보장하고 있다.

일반정기예금금리(연9.0%)에 3.0%포인트의 이자를 얹어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만기를 채우지않고 중간에 해지할 경우에도 일반중도해지이율에
1.0%포인트의 보너스금리가 가산된다.

한미은행의 "점프신탁"도 비슷하다.

이 상품은 실적 배당상품인 신탁을 확정금리상품으로 변경한 점이 특징
이다.

한미은행이 제시한 금리(만기기준)는 <>1년6개월짜리 21.0% <>2년짜리
30.1% <>3년짜리 47.0%에 달한다.

보람은행의 "프리미엄통장"은 예금액수가 많을수록 이자를 많이 준다는
점이 다른 점이다.

기존의 금리체계를 완전히 파괴해 버린 상품이기도 하다.

보람은행은 <>5백만원까지 연11% <>1천만원까지 연12% <>5천만원까지
연13% <>1억원까지 연14% <>2억원까지 연14.5% <>3억원초과 연15%의 이자율
을 적용하고 있다.

상업은행의 "한아름사은적금"은 금리를 얹어주지는 않는다.

대신 매달 불입해야하는 적금을 할인해 준다.

예컨대 3년만기로 2천만원짜리 정기적금을 들었다면 매달 48만7천8백64원을
납입해야 한다.

그러나 상업은행의 사은적금에 가입하면 46만5천8백원만 내면 된다.

매달 2만2천64원을 덜 내고 만기에 가서 90만원을 더 받게 되는 셈이다.

은행들은 그러나 이런 상품을 무기한 판매할순 없다.

고수익을 보장하려면 아무래도 은행이 차지하는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품판매기간을 한시적으로 정해 놓고 있다.

이 상품들은 고수익으로 인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보람은행의 프리미엄통장은 지난26일까지 3천8백97억원(계약액기준)의
가입실적을 보이고 있다.

상업은행은 가입자가 워낙 많아 신규가입을 받지 않아 고객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을 정도다.

은행들이 이처럼 세일상품을 내놓고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이유에서다.

첫째는 말그대로 고객에 대한 사은행사의 차원이다.

그래서 창립기념일을 전후해 손해를 보면서까지 고수익상품을 내놓고
있다.

다른 하나는 금리자유화시대의 생존전략이다.

다른 은행이나 제2금융기관보다 금리등이 조금이라도 높지 않으면 고객들은
은행을 외면한다.

어떤 식으로든 자기 은행의 특징을 살린 상품을 내놓아야만 예금을 끌어
들일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다른 은행들도 세일상품을 잇달아 내놓을 전망이다.

평화은행은 이미 상품개발을 마쳤다.

국민은행도 민영화시기에 맞춰 세일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제일 한일 서울신탁은행등 대형은행도 이에 동참할 태세다.

금리자유화가 "금리파괴"를 낳았고 금리파괴는 다시 "세일상품개발경쟁"
으로 이어지고 있는게 최근 신상품개발의 추세라면 추세다.

그러나 다른 은행 흉내내기식으로 상품을 개발한다면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한채 "은행이미지파괴"만 낳을수도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얘기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