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기업들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움직임이 활발하다.

바로 지난 20일 삼성그룹이 일본의 반도체 장비업체인 유니온광학의
지분 50.4%를 약 312억원에 매입한 것을 비롯 지난 1년동안 삼성그룹의
해외기업 인수건수만 모두 6건이나 된다.

또한 지난해 11월 현대전자가 미국전신전화(AT&T)그룹인 GIS사의
비메모리 반도체부문을 3억달러에 인수한 것은 지금까지의 해외기업
인수사상 최대 금액으로서 화제를 모았다.

전세계적으로도 지난해에 추진된 기업인수및 전략적 제휴건수가
93년에 비해 20% 늘어난 5,085건,금액으로는 무려 46%나 증가한
2,390억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이같은 기업인수및 제휴의 배경으로 사업다각화,선진기술습득,유명상표확보
,원부자재의 안정적 공급및 현지화를 통한 생산.유통 거점의 확보등이
꼽힌다.

확실히 기업의 인수합병은 새로운 사업에 손쉽게 진출할수 있는
방법이며 잘만하면 기존의 기업과 연계하여 시너지효과를 발휘할수
있다.

또한 후발 기업으로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첨단분야의 기술개발이
힘들고 특허기술에 대한 기술료부담이 클때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좋은 해결방안이 될수 있다.

현대전자의 GIS사 비메모리 반도체부문 인수,삼성그룹의 유니온광학및
ATM교환기 기술특허를 보유한 미국 IGT사의 지분인수 등은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이밖에도 유명 오디오상표를 노린 일본 럭스사의 인수나 원자재확보및
현지화를 위한 독일의 유리벌브업체 FGT사의 인수등도 있다.

그런데 우리기업의 입장에서 볼때 해외기업의 인수합병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역시 사업다각화와 기술습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수된 기업의 인적자원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활용할수 있어야 한다.

만일 우리기업이 인수된 기업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전에
회사자산이 멋대로 처분되고 기술인력이 유출된다면 기업인수는
껍데기만 남게될 것이다.

한가지 더 유의할 점은 기업인수에 있어 충분한 자기자금 동원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89년 삼미특수강이 캐나다의 핫코일 생산업체인 아틀라스사를
인수한뒤 경기침체와 자금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것이 좋은
예라고 하겠다.

미국 GE사의 경영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월치회장은 3S( speedy,simple,s
pecialized )를 강조했다.

변화무쌍한 현대에 남보다 한발앞서 유망분야에 진출하고 투자한다는
것은 전략경영의 요체이며 기업의 인수합병은 그 방법중의 하나이다.

세계화를 추진중인 우리기업은 이를 적극 활용해야 할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