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철 < 고려대교수 /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 ]]]


정부는 지난 2년동안 경제개혁의 일환으로 금융분야에서 광범위한
제도개편을 추진하여 왔다.

대내적으로는 금융산업에 대한 각종 규제의 대폭완화를 비롯한 금융자율화의
금융제도의 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금융시장을 점진적으로
개방하여 우리경제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하여 왔다.

금년도에 정부는 외환및 자본자유화 금융기관의 업무영역조정 금융산업에의
진입 규제완화등 일련의 금융개혁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제도개편의 기본목적은 두말할 것도 없이 자금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과
자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연길하여 주는 중개기능의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자산의 가치와 수익률을 적정수준으로 안정시켜 일반가계에 저축유인을
제공하는데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려면 결국 금융기관이 정부의 간접을 받지 않고
창의를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자금의 흐름이 금융시장의
가격기구에 의하여 결정되도록 하는 금융의 자율화 혹은 자유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것 같다.

그러나 금융자율화 개방화의 전략범위 그리고 속도에 대해서는 좀처럼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다.

한편에서는 자유화의 범위가 제한되어 있으며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불평을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자율화.개방화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있다.

이러한 상반된 견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금융자율화의 긍정적인
효과나 우리경제가 새로운 금융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지불해야할
비용의 규모나 고통의 정도를 아무도 쉽사리 헤아릴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자율화나 금융시장개방에 따른 금융산업의 효율성 증가나 금융기관
이용자의 면익의 증대는 쉽게 측정할수도 없으며 별로 크게 부각되지도
않는다.

반면 부작용이나 문제점들은 곧 바로 사회적인 문제로 발전하여 자율화와
개방의 걸림돌이 된다.

예상되는 부작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금융의 자율화.개방화는
정책운영에 있어서 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케 하고 형평의 논리와
충돌하며 금융제도의 안전성을 저해할수 있다.

이러한 문제이외에도 금융시장에서 흔히 나타나는 시장실패와 금융의
공공성은 어느정도의 규제를 불가피하게 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어느선까지 그리고 어떠한 규제를 완화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남게된다.

결국 자율화.개방화에 따른 부작용과 문제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또
최소화할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만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금융제도의 정착을 기대해 볼수 있을 것이다.

우선 거시적인 경제정책의 통제성을 살펴보면 자율화.개방화의 효과와
문제점은 통화신용정책의 운용에서 가장 극명하게 나타난다.

금융을 산업정책의 수단으로 쓰던 시대는 이미 지난지 오래다.

앞으로 금리를 완전히 자유화하고 자본시장을 개방하는 경우 더이상
통화신용정책은 효과적인 거시경제정책수단으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제는 M 2 라는 통화량의 증가율에 집착하는 통화신용정책으로 물가안정
경제성장 국제수지 균형 환율안정등의 목표를 모두 달성하려는 욕심부터
버려야할 것이나 만일 정책당국이 자본의 유출인을 자유화하면서 환율을
안정시키려고 한다면 통화신용정책은 다른 목표달성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96년부터는 환율이 큰폭으로 유동화될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게
된다.

환율의 안정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통화실용정책으로 물가성장의 목표를
어느정도 조절해 볼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에서 환율을 얼마나
큰폭으로 움직이게 놔둘수 있을 것인가.

통화신용정책의 수단의 운영및 중간목표의 선장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뒤따라야 한다.

총통화( M 2 )의 통제성및 거시경제연수외의 관계의 안정성이 의문시되고
금리와 환율의 시장기능이 제고되면서 총통화위주의 통화신용정책은
한계를 드려내고 있다.

금리나 환율의 움직임을 무시하고 통화량에만 집착하는 통화신용정책은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결국 앞으로 통화당국은 시장원리에 따라 국내 단기금융시장과 지준시장
및 외환시장에 간접적으로 개입하여 콜금리,단기금융 시장금리 그리고
환율을 조절하는데 유동성조절 못지않게 많은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통화신용정책 운영상 예상되는 문제가 심각하다면 자본자유화를 연기
하거나 자유화 폭을 점진적으로 넓혀가면 될 것이 아닌가?

그러나 국내기업은 국제경쟁력을 강화할수 있도록 해외자금조달을 대폭
자유화해 줄 것을 집요하게 요구해 오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다른
선진국들은 자본시장을 조속히 더 과감하게 개발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현재와 같이 높은 내외금리차가 지속되는 한 개방의 압력을 쉽게 막지는
못할 것이다.

상식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금융의 자율화 개방화는 형평의 논리와도
정면으로 충돌하게 된다.

세계적인 경제통합과정에서 노동과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와짐에 따라
여러나라에서 부익부,빈익빈현상과 중산층이 축소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경제에 있어서도 국제경쟁력과 기동성을 구비한 대기업들은 빨리
성장할 것이나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은 더욱더 위축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소기업이나 개방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경공업 농업,
그리고 저소득층의 금융면에서 지원하려해도 마따한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

금융자율화는 대기업에 대한 여신규제나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을
허용할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융자율화는 실력있는 기업이나 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금융의
혜택을 돌리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계층간 부문간 격차를 더 심화시킬
수도 있다.

이와같은 격차심화의 문제를 도외사하던지 아니면 조세나 다른 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 한 금융의 자율화는 형평을 요구하는 계층의 커다란 사회적
정치적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주인없는 은행을 만들어 놓고 있는 금융기관 소유규제는 개방된 경제
에서는 더이상 당위성을 찾아볼수 없으며 금융자율화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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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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