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경제는 모처럼 밝은 전망을 안고 새해를 맞이한다.

지난해 경기침체의 바닥을 벗어났다면 올해는 회복의 시동을 거는
해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완연하다.

경기회복의 기운이 그만큼 가속을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경기전망을 세차례나 상향수정, 발표했었다.

EU측은 당초 지난해 12개 회원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1%를 조금
웃돌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수출이 호조를 보인데다 하반기들어 내수시장의 회복까지
가세,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연초 예상치의 2배수준인 2.6%에 이르렀다.

헤닝 크리스토퍼슨 EU 경제담당 집행위원도 "2차 오일 쇼크 직후인
지난 81년보다 경기회복의 폭과 속도에 있어 훨씬 양호한 상태"라며
자신감을 피력했었다.

EU위원회는 올해도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경제성장률이 2.9%에
이를 것으로 내다 보고있다.

수년만에 미국의 경제성장률(2.7%)을 앞지를 것이란 낙관론이
확산되고있다.

이는 영국 소재 UPS(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산하 경제연구소가
실시한 "금년도 기업전망"결과에서도 잘드러난다.

조사대상 1천5백여개 기업중 지난해보다 경영수익이 호전될 것으로
답한 경영인은 72%, 비관론을 표명한 기업인은 불과 2%였다.

수년간 지속된 경기침체로 움츠렸던 경영활동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유럽의 주력 산업을 보면 지난 수년간의 침체를 벗어난
기운이 역력하다.

지난해 중장비산업은 경영수익이 전년대비 1백8%,화 학은 64%,
전기는 61% 증가했다.

정보통신 제지 건설자재분야도 30%이상 신장했다.

이에따라 지난해 2년만에 80%선을 넘어선 제조업체의 가동률이
올해는 경기가 최고조에 이른 지난 88년의 85%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고 유럽경제가 최대 난제인 실업난을 해소할 정도로 성장궤도에
올라선 것은 아니다.

경제성장률이 3%를 넘어야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수있다는 일반론을
적용하면 내년에도 유럽정부들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쓰지 않는한
실업률은 여전히 10% 선을 웃돌 전망이다.

<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