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27일, 화요일.

전국 만20세 이상 남녀 유권자들은 주민등록증과 도장을 휴대하고 투표장
으로 향하게 된다.

이날 유권자가 뽑아야할 후보자는 4명.

4장의 투표용지에 적힌 여러 후보자들중 각각 한명을 "찍어" 4개의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서울시민의 경우 서울특별시장과 서울시의원, 구청장과 구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선거는 우리 선거사상 처음으로 4대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획기적
이면서도 실험적인 성격을 담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제1회 전국 동시지방선거"로 정한 것도 이번
지방선거가 앞으로 계속적으로 치를 제2,제3의 지방선거 기준이 될것이기
때문이다.

이 선거에서는 서울특별시장을 비롯한 15명의 광역단체장, 866명의 광역
의회의원, 구청장 군수등 260명의 기초단체장, 4,300여명의 기초단체의회
의원이 선출된다.

당선자만도 도합 4,400여명인 셈이다.

평균 경쟁률이 5대1이라고 쳐도 이번 선거에 뛰는 후보자는 모두 2만
2,000여명이나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말그대로 매머드급 선거다.

자칫하면 전국이 선거 태풍에 휩쓸려 중심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공직에 있으면서 지자제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선거전에 공직을
내놓아야 한다.

현지방자치단체의 장(예를 들어 충남도지사)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충남도지사선거)에 출마할 경우 3월29일까지 사직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닌 다른 공무원이 자치단체장선거에 출마하려면
6월10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면 된다.

지방의회선거에 출마하려는 모든 공무원은 3월29일까지 현직장을 그만
두어야 한다.

후보자등록일은 6월11,12일 이틀간이다.

선관위는 1월중 투표구 조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조정 기준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선거인수 500인미만의 과소투표구는
통폐합하고 2만5,000명이상의 선거구는 분구의 대상이 된다.

선관위는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으로 "정견.정책에 의한
선거지향"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정당이나 후보자가 정책개발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해올 경우
관계당국과 협의해 필요 자료를 제공할 계획이다.

선관위의 타락선거 감시활동도 강화된다.

3단계 예방.감시 방안을 수립해 놓고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2단계로 접어든 타락선거 방지 활동으로는 관광지 유원지 취약지역및
각종 집회 행사 장소등을 순회, 감시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연말연시 설날(1월31일)을 전후해 특별 감시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6월1일부터 시작되는 3단계 감시활동에서는 특별 기동단속반을 가동,
막바지에 있을지도 모를 혼탁선거를 방지키로 했다.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불법.사전 선거운동에 해당되지
않는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선 선거일 180일전(지난해 12월29일)부터는 기부행위가 제한된다.

또한 선거일 60일전(4월28일)부터는 후보자 정당 명의의 여론조사를 할수
없게되고 5월12일부터는 당원단합대회를 열수 없다.

6월27일 아침 해가 밝아오면서 우리나라는 지방자치시대의 문을 열게 된다.

선거휴일인 이날 아침 일찍 투표하고 산이나 강으로 놀러가려는 유권자들은
예년 선거때 보다 좀더 일찍 나오는게 좋다.

4개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탓에 투표시간이 더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 한우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