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김영규특파원] 대우전자는 지난 92년 프랑스 철강산업 중심지인
로렌지역의 공장부지 1만5천여평을 30프랑(4천5백원)에 구립했다.

형식상 돈을 지불했을뿐 사실상 컬러TV 공장건설에 필요한 땅을 공짜로
얻은 셈이다.

프랑스 국토개발청인 다타로는 또 4천평 규모의 공장건물을 짓는데 드는
3천만프랑을 15년간 연1%의 장기저리로 융자해주었다.

당시 시중 실세금리가 7%를 웃돈 사실을 감안하면 무상으로 건물을
지어준거나 다름없다.

이밖에 금년말까지 설비투자액 9천여만프랑중 35%를 현금 지원했다.

대우전자는 6년전 인근 롱위지역에 전자레인지공장을 세울때도
총투자비의 35%르 무상지원 받았다.

대우는 금년부터 실시하는 2차 설비투자분에 대해서도 지원을 요청,
허가를 얻어냈다.

프랑스측은 2차 정부지원금과 실업구제기금등을 묶어 총투자비의 33%가
넘는 3천4백만프랑을 무상 지급키로 약속했다.

대우전자는 프랑스츨의 이같은 적극적인 지원책을 활용,로렌의 또
다른지역에 컬러브라운관 공장을 짓고있다.

프랑스 공업중심지에 대우타운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윈야드지역에 거대한 전자단지를 세우는 삼성전자,인근 지역에서
컬러TV및 전자레인지공장을 건설하는 금성사도 영국정부의 적극적
지원하에 현지 진출한 외국기업중 가장 좋은 조건을 얻어냈다.

유럽정부의 지원은 공장건설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공장을 인수할때는 투자보조금은 물론 적자 예상분에 대한 지원까지
뒤따른다.

삼성전관은 구동독 최대 전자업체인 WF사를 인수할때 대우전자와
마찬가지로 3만평 가까운 부지를 단 1마르크(5백원)에 접수했다.

기존 설비는 무상으로 받았고 97년까지 투자 계획분 9천만마르크중
31%를 단계적으로 현금 지원받고있다.

여기다 적자회사를 인수 운영하는 리스크에 대한 대가로 2천7백만
마르크도 챙겼다. 이 돈은 초기 적자분을 간단히 만회할수 있는 규모다.

삼성전관은 따라서 1억3천2백만마르크 짜리 공장을 현실가의 3% 미만인
3백90만마르크에 인수하고도 상당한 추가 보조를 받은 셈이다.

삼성코닝도 지난해 폴란드 국경에 인접한 체르니치유리공장을 인수할때
27개월간 발생할수 있는 적자 예상분의 80%인 3천2백만마르크를 받기도
했다.

벽촌에 공장을 건설할 댓가를 톡톡히 얻어낸 것이다.

주민들의 직업훈련에 대해 유럽정부가 지원하는 보조금 규모도 만만치
않게 크다.

직업훈련 없이 고용증대가 어렵다는 현실인식에 따라 이에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 포르투갈공장은 유럽에 진출한 외국기업중 이같은
지원을 받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다.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지난 92년 공장가동을 앞두고 현지인
들의 교육비부담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상당수 인력을 한국본사에 연수보내기 위한 비용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포르투갈정부의 직업훈련 규종을 검토한 후 EU보조금을 관활
하는 산업성산하 PEDIF(산업발전 특별 프로그램)및 FSE(유럽사회기금)에
접근 그 타당성을 타진했다.

관련 당국은 당초 보조금 지급 계약상 그같은 항목은 없다고 난색을
표명했으나 첨단산업이란 명분을 받아들여 보조금 지급을 약속했다.

이 회사는 가동 첫해인 9월 현지인의 본사연수 항공료는 물론 본사
인력의 강사비등 1백11만달러를 받았다.

이어 1백20명에 대한 2차및 3차 교육비 1백2만달러등 모두 2백10만달러
이상을 무상 지원받았다.

이 회사는 곧 4차 직업훈련계획서도 제출,그 비용을 받아낼 계획이다.

유럽은 분명 보조금 천국이다.

외국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장관등 고위관리들이 직접 "세일즈"에
나설 정도로 적극적이다.

일자리를 마련해주면 기업의 국적은 따지지 않는다는게 기본 방침이다.

특히 한국기업들 처럼 산업전망이 좋은 첨단분야에 진출한 경우
지역에서 지원할수 있는 최대한의 보조금 보장은 물론 각종 유무형의
혜택이 뒤따른다.

영국 워싱턴지역에 전자단지를 세우는 금성사는 진입로 도로를 자체
경비로 확장하는 대신 1천평규모의 부지를 무상으로 받았으며 대우전자
전자레인지 공장등은 장기 실업자를 고용해 주는 댓가로 그들에 지불
해야할 사회보장비를 면제 받고있다.

삼성그룹이 영국 전자단지 건설을 결정하자 관계당국은 런던법인장인
배찬이사등 삼성주재원들에게 "상업용 비자"를 발급 EU회원국 국민들처럼
자유롭게 런던국제공항을 드나들수 있게 해줄 정도이다.

돈도 있고 빈땅도 많은 장점을 적극 활용하는 곳이 유럽이다.

높은 은행문턱 그리고 공장부지를 구입할때 마다 부동산 투기꾼으로
몰려온 우리의 기업환경에 비하면 그야말로 꿈과같은 혜택을 누리며
생산활동을 할수 있는 곳임에 틀림없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