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규모가 큰 광고대행사의 그늘에 파묻혀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예음기획 제일보젤 웰컴등 몇몇 중소규모의 광고대행사들이
뛰어난 마케팅능력과 크리에이티비티로 독자적인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예음기획(대표 이문양)의 경우 연간취급고 1백50억원(93년)의 소규모
광고대행사에 불과하지만 동서가구의 컨 트가구와 비락의 식혜에 대한
광고뿐만아니라 상품개발의 마케팅전략에서 부터 깊이 개입해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급부상시키는데 크게 기여하는등 광고계의 주목을 끌었다.

예음기획은 동서가구를 93년에 새로운 광고주로 영입한후 그동안 "튼튼
하지만 고급은 아니다"라는 동서가구이미지불식을 위해 "세일을 중지하고
소비자 아이디어를 반영시킨 새로운 고급가구브랜드를 탄생시킬 것"을 제안
했다.

이로써 프로슈머개념(prosumer+consumer의 합성어)의 컨셉트가구를 탄생
시켰으며 광고활동을 통해 "여자를 위해 여자가 만드는 고급가구"라는
이미지를 자리매김시켰다.

5년전부터 거래해 오던 비락에 대해서는 한국전통음료의 현대적 개발을
강력히 건의하고 시장이 미형성된 식혜 수정과 오미자차등의 상품화를
유도해 마케팅전략과 광고활동을 함께 했으며 그 결과 식혜는 지난해
월평균 1백만개팔던 수준에서 올해는 1천만개나 파는 대변혁을 일으켰다.

이리하여 이 두 상품은 한국능률협회선정 히트상품에서는 본상을 받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전국 소비자조사를 통해 선정하는 히트상품에서도 비록
10대 히트상품에는 뽑히지 않았지만 상당히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음기획은 이같은 여세를 몰아 올해 동원산업의 참치 마요네스 등 주요
품목과 신호의 새피앙(화장지)광고대행권을 획득했다.

제일기획의 자회사인 제일보젤(대표 신창규)역시 제일기획의 명성에 가려
그동안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광고대행사였다.

그러나 조선맥주의 하이트맥주와 제일제당의 컨디션광고를 통해
하이트맥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대히트상품(한국경제신문사)으로
키웠으며 컨디션 역시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능률협회의 히트상품으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함으로서 광고대행사로서의 저력을 발휘했다.

제일보젤은 최근 광화문빌딩으로의 사무실 이전을 계기로 삼성그룹과의
실질적인 분리를 준비하는 한편 내년중에 10위권 광고대행사로의 진입을
실현시킬 계획이다.

연간 취급고 90억원의 웰컴(대표 박우덕)은 삼성그룹이 광고대행의 개방을
선언하고 난후 처음으로 가진 삼성전자의 냉장고광고의 프리젠테이션에서
제일기획이나 대홍기획 오리콤등 대형 광고대행사를 제치고 대행권을
따냄으로써 일약 유명광고대행사로서 매스콤의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광고계에서는 국제상사의 프로스펙스신발의 정신대편, 참존화장품의
개구리및 거미광고등 이른바 튀는 광고를 만들어냄으로써 크리에이티비티가
있는 광고회사로 이미 알려져 왔다.

최근엔 보해소주를 광고주로 영입 "산소소주"라는 특이한 컨셉을 광고에
끌어들여 또 한차례 광고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밖에 대방기획(경동보일러의 효시리즈광고) 거손(진황전)등도 올해
두각을 나타낸 중소 광고대행사들이다.

<김대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