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성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에너지수요의 확대,중장기적인 부존자원의 유한성등에 따라 에너지안정공급
확보의 필요성이 한층 높아지는 한편 에너지소비증대에 의한 지구환경의
오염,온난화등이 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었다.

세계의 에너지공급에 대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제국,구소련지역
등의 비석유수출국기구(OPEC)제국에 있어서 석유공급능력의 대폭적인
확대는 곤란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석유공급의 중동의존도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세계의 에너지수요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비롯한 발전도상국을 중심으로 하여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93년4월에 발표된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세계 에너지수요 전망에
의하면 1990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전체로 에너지수요가 약 1.5배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발전도상국에 이어서는 약 2.2배로
대폭적인 증가가 예상되고있다.

또한 지난 92년6월 브라질에서 국제연합환경개발회의(UNCED)가 개최되어
논의된 것으로 금년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라 이산화탄소( CO 2 )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문제등 지구환경문제에 대응하는 에너지정책의 새로운
방향으로 에너지수요관리가 부각되고 있다.

소비측면에서 보면 산업의 발전과 국민생활수준향상으로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우리나라의 에너지소비증가율,그중에서도 전력수요성장률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1.4%,최대전력증가율은 10.1%에 달하고 있어 적정
수준의 공급예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마다 이만큼씩 공급능력을
확충해나가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발전소나 송배전설비등 전력공급설비는
위험하고,특히 발전설비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혐오시설로 인식되어
아무도 자기주변에 이러한 시설이 설치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때문에
대규모 원자력 화력발전소및 폐기물처리장의 건설부지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장기전력수급계획에 의하면 오는 2006년까지 현재의 2배에 해당하는
발전설비 4만4,820 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으로 있는데 이에따르는
건설비용은 약 46조원으로 이것을 경상가격으로 환산하면 매년 약
5조원의 재원이 소요된다.

따라서 90년대에 집중적으로 요청되고 있는 도로 철도 주택등 다른
사회간접자본 투자수요와 맞물려 있어 투자재원조달에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있다.

그리고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제한하는 기후변화협약이 발효(94년3월21일)
됨으로써 선진국들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에너지사용기기의 효율기준강화와
무역규제를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전체 이산화탄소배출량의
18.1%를 차지하고 있는 발전부문의 이산화탄소배출을 효과적으로 감축
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있다.

이와 더불어 에너지가격이 다른 물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국민소득 증대에 따라 과소비풍조와 에어컨의 보급확대등으로 가정
업무용 전력수요가 피크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또 난방용가스사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하절기 가스수요개발등
국가적인 에너지수급균형을 위해 효율적인 수요관리시책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므로 전원개발을 보완하는 수단으로서 최소의 비용으로 에너지수요
를 충족시키는 비용최소화계획( LCP:Least Cost Planing )을 수립하여
에너지효율개선,부하관리,연료전환등의 수요관리( DSM:Demand Side
Management )를 추진해 나가야 할것이다.

외국의 에너지 수요관리에 대한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에서의
수요관리는 지난 60년대부터 시작,70년대중반에는 전력사업운영상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지난 91년에는 약 15억달러를 DSM에 투자했고 92년에는 약 2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등 전력회사들의 수요관리에 대한 참여도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장기자원계획에서 DSM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덕분에 91년에는 수요관리에 의해 1,700만 의 최대수요전력을 경감할수
있었고 전력사용량은 230억kwh를 절감함으로써 발전소 건설투자비 160억
달러(약16개 신규발전소)상당의 건설지연을 가져왔으며 약 1,700만t의
이산화탄소와 6만3,000t의 아황산가스를 감축하였다.

프랑스는 수입 화석연료에 의존한 화력발전방식에 치중했으나 1,2차
석유위기이후 1차 에너지원의 수입의존도를 줄이기위해 국내부존자원을
이용한 수력및 원자력발전으로 전환,91년말 현재 수력 13.0%,화력
13.4%,원자력발전량이 73.6%의 구성비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원자력 위주의 전력공급정책은 전력생산원가 하락에 크게 기여했다.

에너지 수요관리는 이제 세계적인 추세이다.

환경보전과 에너지수급의 불안정,새로운 무역질서에 대비한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환경변화에 직면한 우리나라에서도 공급확충을 위한 투자재원의
심각한 부족,국제환경규제심화및 에너지공급시설입지의 어려움등으로
에너지수요관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성공적인 수요관리를 위해서는 투자의 효율성과 목표달성의 효과가
높은 방안부터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에너지소비효율개선의 풍토가
조성되도록 각종 법령및 제도개선과 함께 국민홍보 계몽에 힘을
쏟아야 한다.

아울러 기기생산업체는 고효율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가정 상업및 산업체는 최종 소비단계에서 효율성을 추구,보다 체계적
이고 종합적인 수요관리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일자).